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는 `핵티비스트(Hacktivist)`라고도 불린다. 해커(Hacker)와 활동가(Activist)를 합성한 말이다. 세계적으로 수천명이 어나니머스 회원으로 활동한다. 이들의 목적은 인터넷 표현의 자유와 정보 공유 보장이다.

어나니머스는 미국의 커뮤니티사이트 포챈(4chan)에서 탄생했다. 포챈의 기본 사용자를 어나니머스로 불렀는데 이들의 단체 행동이 하나의 문화적 특성으로 자리잡으며 어나니머스로 성장했다. 이들은 2003년부터 정부와 종교, 기업 웹사이트를 공격하며 자신들이 어나니머스라고 주장했다.
노선을 달리하는 정부나 기업, 단체의 인터넷 웹사이트를 해킹하는 핵티비즘(hacktivism)을 자행한다. 핵티비즘은 일반 해커처럼 자기만족이 아닌 사회적,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해킹 활동을 말한다.
어나니머스는 러시아나 인도의 서버를 이용하며 언제나 여러 개의 공격 계획을 동시에 진행한다. 공격 대상이 되면 누구라도 안심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해킹 능력을 지녔다. 2010년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정부 기밀문서를 폭로할 때 이를 지원하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2011년 아랍 민주화 운동 당시엔 이집트와 튀지니의 민주화 운동 세력을 지원했다.
어나니머스는 느슨한 점조직 형태로 활동한다. 블로그나 트위터, 채팅 사이트에서 공격 대상을 선정하고 분산서비스거부(DDoS), 분산서비스(DoS)로 공격한다. 표적 사이트와 네트워크, 시스템을 마비시킨다. 주요 소통 수단으로 트위터와 텀블러, 페이스북을 사용하며 트위터 계정은 `@AnonOps`다.
이들의 구호는 `우리는 어나니머스다. 우리는 군단이다. 우리는 용서하지 않는다. 우리는 잊지 않는다. 우리를 맞이하라`다. 어나니머스의 마크는 머리 없는 양복으로 익명성을 상징한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한 가면 역시 어나니머스가 사용하는 익명성의 표시다.
어나니머스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세력이 커지면서 일부 회원이 원래 목적과 다른 공격을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하지만 여전히 핵티비즘을 표방하며 금전적 목적은 지양한다. 2012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에 꼽히기도 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