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석탄화력 불꽃 피우기도 전에 '위기론'

민간석탄화력 새내기들의 발전소 건설 사업이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지자체 및 지역주민과의 갈등에 이어 협력사와의 갈등, 자금난 등이 겹치면서 당초 준공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25일 모기업 경영난에 빠진 STX전력과 지역주민 갈등을 겪고 있는 동부발전당진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STX전력은 모회사인 STX에너지의 일본 오릭스 매각이 9부 능선을 넘으면서 북평화력발전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동부발전당진은 착공절차에 들어가야 하지만 지역주민이 관광지 훼손 및 환경오염을 이유로 환경영향평가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STX전력과 동부발전은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당시 민간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석탄화력발전사업을 확정받으면서 첫 민간석탄화력 사업의 대표주자로 언급돼 왔다. 하지만 사업에 난항을 겪으면서 민간기업의 대규모 발전사업 진출 위기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STX전력 사태에 업계 충격파장이 높다. 북평화력은 초기 지역주민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장 먼저 발전사업자 면허를 획득한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공사 착공식까지 하면서 이를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였지만 모기업 자금난 파고에 첫 민간석탄화력 사업이 중도 포기로 기록될 것이란 전망에 업계의 실망감이 크다.

동부발전은 협력사인 한국동서발전과의 갈등에 이어 지역주민 반발에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앞서 동부발전은 동서발전에 당진그린발전소 지분 재산정을 요구했지만 동서발전은 송전탑 사용권의 편익을 주장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서발전과의 갈등은 어느 정도 해결한 상황이지만 이제는 환경영향평가가 늦어지면서 전체 공사기간이 늦춰지고 있다. 동부발전은 지역주민과 협의해 최대한 일정을 맞춘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발전공기업과 달리 신규부지 개발인 만큼 협상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석탄화력 첫 주자들의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업계에서는 민간기업의 대규모 발전사업 진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때부터 민간기업을 석탄화력에 배정하면서 사업 포기 및 취소에 대비책 마련 요구가 있었다”며 “신규부지를 개발해야 하는 만큼 기존 발전공기업보다 사업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