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 박찬 PC가 걸어 다닌다 ‘손바닥 안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는 x86 기반 윈도8 프로 운영체계를 기본 탑재한 스마트패드다. 엔비디아 테그라3을 얹은 서피스 RT와 달리 PC와 마찬가지로 인텔 3세대 코어i5 프로세서를 달아 하드웨어 성능을 끌어올렸다. 일반 USB 3.0 단자로 확장성을 높인 것도 눈길을 끈다. 기존 스마트패드와 어떻게 다른지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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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PC 닮은 확장성, 킥스탠드로 편의성 높여 = 검은색 베젤과 상단 카메라, 홈 버튼 역할을 하는 하단 윈도 로고까지 첫 인상은 여느 스마트패드와 다르지 않다. 화면은 269.24mm(10.6인치) 클리어타입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1920×1080 풀HD 해상도를 지원할 뿐 아니라 16:9 화면 비율까지 더해 시원스럽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리어타입 기술 덕에 가독성이 높고 화질이 깨끗한 것도 장점. 터치화면에 흠집이 나지 않게 고릴라글라스2를 곁들였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건 빛 반사율을 최대한 줄여 주위 광량에 관계없이 선명하게 화면을 보여주는 옵티컬 본딩 기술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덕분에 외부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기대할 수 있다.

서피스 프로를 감싼 재질은 베이퍼마그네슘 소재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에 따르면 베이퍼마그네슘은 알루미늄보다 가볍지만 어느 각도에서 떨어뜨려도 문제가 없을 만큼 견고하다는 설명이다.

본체 왼쪽에는 USB 단자를 달았다. PC와 마찬가지로 표준 USB여서 파일 저장이나 공유가 자유롭다. USB 마우스를 끼워도 무방하다. 반대쪽에는 마이크로 SDXC 카드 슬롯과 HD 비디오아웃 단자, 배터리 충전 단자를 배치했다. 확장성은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패드보다 탁월하다.

킥스탠드도 칭찬할 만하다. 킥스탠드는 각도 22도로 액자처럼 가로나 세로 방향으로 모두 세울 수 있는 받침대다. 각도 조절은 따로 할 수 없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패드처럼 받침대를 따로 살 필요가 없다.

따로 판매하는 타이핑 커버를 붙이면 아예 노트북으로 탈바꿈한다. 모양만 비슷하게 바뀌는 게 아니다. 시중에서 판매중인 스마트패드용 터치 커버는 보통 감압식 키보드를 내장했다. 타이핑 커버는 이와 달리 PC용처럼 물리적 키보드를 탑재했다. 노트북 키감과 흡사해 손쉽게 익숙해진다. 문서 작업이 많다면 타이핑 커버는 필수라고 해도 좋다.

두께는 13.5mm, 무게는 903g이다. 타이핑 커버까지 고려하면 1.1kg 가량이다. 두께는 아이패드1과 비슷하고 무게는 여느 스마트패드보다는 300g 가량 무거운 셈이다. 여성이 한 손으로 들고 다니기는 버겁지만 PC와 같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대성도 나름 쓸만하다. 같은 사용환경을 제공하는 노트북과 견주면 휴대성은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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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능 디아블로3도 거뜬한 사양, 섬세한 펜 감도 = 서피스 프로는 윈도8 프로 운용체계를 쓴 64비트 스마트패드다. 내장 프로세서는 인텔 코어i5-3317U다. 22나노 제조공정으로 만든 17와트 저전력 프로세서로 동작 클록은 1.7GHz다. 서피스 프로는 여기에 DDR3 메모리 4GB와 인텔 HD그래픽스 4000을 곁들였다. 사양을 보면 영락없는 64비트 PC다.

저장공간은 SSD 64GB와 128GB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기본 설치한 윈도8 운용체계를 뺀 실제 데이터 저장공간은 89.2GB(128GB 기준)다.

프로그램 구동속도도 시원시원하다. 이메일과 웹서핑, 오피스, 음악 등 어떤 것이든 실행하다가 막히는 듯한 느낌 없이 바로 반응이 온다.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디스크를 연결하면 드라이브 추가 메시지가 바로 화면에 뜨고 파일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나 문서, 음악, 동영상 등 파일 종류 관계없이 문제없이 실행 가능하다. 파일 복사나 삭제도 PC처럼 자유롭다.

서피스 프로는 서피스 RT와 달리 서비스 전용 펜을 제공한다. 원노트로 필기감을 확인해보니 상당히 쓸만하다. 누르는 압력에 따라 제법 섬세한 필기를 기대할 수 있다. 펜 반대편에는 지우개를 달았다. 지울 부분을 꾹 누르면 펜을 쓴 글씨나 그림을 손쉽게 지울 수 있다. 펜으로 입력할 때에는 터치 인식 기능은 알아서 멈춘다. 손과 펜이 함께 닿았을 때 화면 인식 중 오류를 막기 위해서다. 보관도 편하다. 충전 어댑터 단자에 끼우면 된다.

그래픽 성능은 어떨까. 온라인게임 디아블로3을 서피스 프로에서 직접 실행해봤다. 설정을 건드리지 않아도 설치나 플레이 모두 문제없다. 풀옵션 재생은 다소 버겁지만 평균 설정 정도면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당연하지만 PC용 게임을 스마트패드에선 즐기는 건 안드로이드나 아이패드 계열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동영상 재생도 문제없다. 보통 스마트패드는 번거롭게 인코딩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에 비해 서피스 프로는 동영상 파일 대부분을 코덱 문제없이 바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배터리 연속사용시간은 다소 짧다. 서피스 RT는 8시간까지 쓸 수 있지만 서피스 프로는 4시간 전후다. 하지만 서피스 프로는 겉모양만 스마트패드지 속은 PC다. 이제껏 스마트패드에서 가장 아쉬웠던 윈도 호환성이나 응용 프로그램까지 즐길 수 있다는 건 상당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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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스카이드라이브와 MS오피스=업무효율성↑ = 서피스 프로의 가장 큰 장점은 스마트패드와 PC의 장점을 버무렸다는 것이다. 일반 PC 환경과 다를 게 없다. MS오피스는 물론 백신이나 동영상 플레이어, 심지어 포털 툴바까지 다양한 PC용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물론 여느 스마트패드와 마찬가지로 윈도스토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도 있다.

윈도8이 지원하는 모던 유저인터페이스(UI)도 서피스 프로와 잘 어울린다. 모던UI는 응용 프로그램을 네모난 아이콘 형태로 배치한 타일 그리드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기기에서 터치에 적합하게 만든 것이다. 서피스 프로에서 조작해보니 이메일이나 일정, 메시지, 날씨, 지도, 스토어, 게임, 카메라, 음악, 비디오 등 콘텐츠가 박스 형태로 간결하고 직관적이다. PC에 윈도8을 설치하면 터치가 없어 어색하거나 불편하지만 서피스 프로에서는 조작도 편하다. 따로 설치한 응용 프로그램이나 앱 위치는 드래그앤드롭으로 간단하게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계정만 있으면 이메일이나 SNS 계정 등록도 간편하다. 스카이프와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같은 주요 계정 정보는 등록만 해놓으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스카이드라이브도 마찬가지. 마이크로소프트 계정만 있으면 7GB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스카이드라이브의 가장 큰 장점은 MS오피스 계열 문서를 클라우드 상태에서 곧바로 열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작업한 파일을 스카이드라이브에 올려놨다면 집이나 다른 PC에서 접속해도 수정이나 저장할 수 있다. 더구나 서피스 프로는 MS 오피스도 곧바로 설치할 수 있어 외부 문서 작업이 많을 때 상당한 이점이 될 수 있다. 윈도 기반 PC에서 작업한 문서 같은 콘텐츠를 외부에서도 생산, 수정, 저장까지 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높은 스마트패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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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버즈 총평 | 四達五通 = 서피스 프로는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중인 BYOD(Bring Your Own Device) 문화를 반영한 제품이다. BYOD는 개인용 기기를 언제 어디서든 갖고 다니면서 업무에 활용하는 걸 뜻한다. 스마트패드는 윈도나 안드로이드, iOS 등 운용체계에 따라 활용도가 갈린다. 안드로이드는 버전 간 차이도 천차만별이다. 안드로이드나 iOS 계열이 생산보다 소비성 콘텐츠에 주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피스 프로는 윈도8 프로와 인텔 코어i5 프로세서를 얹은 64비트 스마트패드다. 말이 스마트패드지 기본 사양은 물론 풀사이즈 USB 3.0 등 확장성도 뛰어나다. 타이핑 커버를 더하면 노트북 부럽지 않은 사용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건 기존 마이크로소프트 응용 프로그램과 보안 기능을 모조리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윈도를 기반으로 삼아 직장이나 집 어디서든 동일한 ‘생산 환경’을 가져갈 수 있다. 집안에만 머물던 PC가 문밖을 나섰다. 이리저리 사방으로 통한다는 사달오통(四達五通)이 어울리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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