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를 글로벌 게임시장 간판 전시회로 키울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지스타`를 글로벌 게임 산업 전시회로 더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이 세계 모바일 게임의 중심국으로 부상하고 있어 글로벌 전시 컨벤션으로서 새롭게 부각시키기 좋은 최적의 상황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PC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모두의 성공모델을 갖고 있는 것도 세계적 강점으로 평가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각)까지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미 최대 게임쇼 E3에서 만난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지스타의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카카오톡과 모바일 게임이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낸 성공 사례가 세계 시장으로 전파됐고 라인이 일본에 이어 남미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도 주효했다.
조현선 키야트게임즈 대표는 “북미 게임 시장에서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게임의 성공 사례는 상당히 유명하고 한국 모바일 게임 업체들에 대한 관심도 크다”고 전했다. 또 “미국 모바일 게임사들은 세계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나 애플세계개발자회의(WWDC),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워낙 부상하고 있어 지스타도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키야트게임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국내 모바일·온라인 게임사들의 북미 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서원일 게임빌USA 부법인장은 “콘솔 시장은 북미와 유럽에서 여전히 강력하지만 E3는 성숙한 시장을 유지하는 수준일 뿐 새로운 시장의 역동성은 느끼기 힘들다”며 “다소 침체했던 도쿄 게임쇼가 모바일 게임으로 부흥 조짐을 보이고 있고 차이나조이도 매년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보여주고 있어 지스타도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게임 전시회가 되도록 심기일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3를 찾은 다른 게임 업계 관계자들도 지스타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세계 3대 게임 전시회로 꼽히는 독일 `게임스컴`의 경우 콘솔·온라인·모바일 게임을 아우르지만 실제 참가는 미국 기업이 대부분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워낙 주목받고 있고 한·중·일의 모바일 게임사들이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있어 글로벌 게임 전시 부문의 판도 변화 가능성이 크다.
세계 3대 게임 전시회 중 하나로 꼽히는 E3는 올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의 차세대 콘솔기기 발표에 힘입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양사의 전시부스는 물론 닌텐도와 일렉트로닉아츠(EA)의 부스도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인파가 몰려 북미 시장의 여전한 콘솔 사랑을 과시했다.
하지만 매년 E3를 찾는 업계 종사자들은 “3~5년 전과 비교하면 전시규모와 방문객수가 절반 수준인 것 같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또 “올해는 그나마 차세대 콘솔기기가 등장해 화제가 됐지만 향후에는 신작 게임 발표 위주로만 흐르는 평이한 전시회에 그칠 것 같아 성장하는 세계 모바일· 온라인 게임 시장 트렌드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 전시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와 정부가 손발을 맞춰 제대로 뛴다면 지스타를 전환기의 글로벌 게임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국제행사로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전망이 커졌다.
로스엔젤레스(미국)=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