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확 바뀐 iOS로 안드로이드와 2차 대전을 시작한다. 구글이 지난 5월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차기 안드로이드를 발표하지 않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애플이 선제공격을 날렸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웨스트에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3을 열고 자사 모바일 운용체계(OS) 신제품 `iOS7`을 발표했다.
iOS 발표 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아이콘 등 사용자환경(UI)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폰이 나온 후 iOS의 가장 큰 변화”라며 “단순함 속에 깊은 아름다움이 담겼다”고 말했다.
모바일 OS 기능과 사용자경험(UX)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애플이 특기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팀 쿡 색깔의 `애플2.0`으로 안드로이드와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팀 쿡은 지난해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으며 제품 라인업에 변화를 준 데 이어 iOS7을 확 바꾸며 소프트웨어 변화도 꾀했다. 팀 쿡은 지난해 iOS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콧 포스톨을 방출하고 하드웨어 디자인 총괄 조니 아이브에게 소프트웨어 디자인까지 맡겼다.
대중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드웨어 사양과 기능 싸움은 의미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스마트폰에 수백 가지 기능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쓰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애플은 이를 간파했다. 안드로이드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으려 초심으로 돌아갔다.
iOS 구조와 디자인을 새로 설계했다. 출시된 지 6년이 지나 지루한 iOS 사용자 경험에 생기를 불어넣는 전략이다. 기존의 직관적인 UI를 유지하면서 거추장스러운 디자인은 최소화했다. 안드로이드 장점인 컨트롤센터를 iOS에 흡수하는 유연성도 보였다. 안드로이드에 빼앗긴 개발자 관심을 iOS로 돌리려는 의도다.
애플은 가을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외관 디자인 변화가 없다면 아이폰5S는 iOS7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셈이다. WWDC에서 iOS7을 본 개발자들은 신선함에 탄성을 질렀다.
김진영 로아컨설팅 대표는 “최근 개발자들이 앱을 안드로이드에 먼저 출시하는 등 구글이 애플 생태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며 “애플이 iOS7에서 최적화에 집중하며 앱 사용경험을 극대화로 개발자 붙잡기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