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 이사장은 “한국은 창조경영의 나라”라는 말로 축사를 시작했다. 그는 “창업 당시 한국 상황은 많이 척박했지만 전 세계에서 널리 알려진 한국 기업들은 불과 40여년 전에 세워졌었다”며 “우리나라 역사를 흔히 5000년 유구한 역사라고 하지만 일제 식민지 시대, 6.25 전쟁, 분단, 권위주의 통치 등을 겪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 국민들에게 `경제`라는 개념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시장경제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을 거쳤지만 그런 우리나라가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훌륭한 기업가 모델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정 명예회장은 선친 정주영 회장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제 시대 가난한 환경 속에서 초등학교 교육밖에 받지 못한 분이 `열심히 일하면 된다. 열심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시작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선친이 돌아가셨을 때 미국 타임지는 `많은 사람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선친이 조선소와 자동차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모두 못할 것이라고 말렸지만 결국 우리나라를 일으킨 산업이 됐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주영 회장 작고 10기를 맞이해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했다”며 “많은 청년이 훌륭한 기업가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말하는 창업이란 반드시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 새로운 정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려운 분야에 도전하는 정신이 진정한 기업가정신이라는 것이다.
창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돈이라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만 여긴다면 너무 `허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의 역사는 곧 기적의 역사라면서 조만간 한국에서 현대보다 더 좋은 기업이 곧 출현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