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A는 `Certified Public Accountant`의 약자로 공인회계사를 일컫는다. 지난 2월에 진행된 제48회 공인회계사 1차 시험에 무려 9600명이 지원할 만큼 경영학도는 물론이고 많은 이들이 준비하는 CPA 시험. 인터넷에 수많은 합격 수기가 떠돌지만 고시생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전하기 위해 국내 대형 회계법인에 재직 중인 양민환 회계사를 만나고 왔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양민환 회계사는 지난 2010년에 시행된 제45회 공인회계사 2차 시험에 최종합격해 이듬해 9월, 회계 법인에 입사했다.
◇ CPA 실제 합격자로부터 듣는 CPA준비전략
CPA 시험은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 휴학은 반드시 해야 할까? 양민환 회계사는 시험 준비 시 휴학을 했냐는 질문에 “학교와 병행하는 건 힘든 점이 있었다”고 답했다. “전역하고 난 뒤 한 학기동안 학원에서 단과를 수강했다. 월수금반 한 개, 화목반 한 개를 학교 수업과 병행했는데 처음 두 달은 열심히 했다. 하지만 수강한 지 세 달이 지나니 메워야 할 학점도 있고, 전역하고 즐기고 싶었던 학교생활에 미련도 남아 그 다음 학기 휴학을 마음먹고 학교생활에 집중했다. 그러곤 그 다음 세 학기를 휴학하고 학원을 다녔다.”
이어 하루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해야 CPA에 합격할 수 있을 지 양민환 회계사에게 물었다.
“날마다 달랐던 것 같다. 평일 오전수업이 있는 날은 8시간을 목표로 공부 했다. 처음 몇 달간은 토요일 오전 수업부터 일요일 오전까지는 무조건 휴식(노는)시간을 가졌다. 그러다가 공부할 양이 많아지니까 마음이 급해져서 토요일에도 여름에는 오후 6시까지, 겨울부터는 오전 열두시 정도까지 공부했다. 평일에 수업이 없을 때는 13시간 채우는 것을 목표로 공부했던 것 같다. 물론 목표와 현실은 거리가 좀 있었지만.(웃음)”
1차 시험 직전 한 달은 암기과목에 무게를 뒀다는 양민환씨. 그는 1차 시험 직전 한 달을 경제학, 세법, 상법을 주로 공부했다고 한다. “재무회계는 제일 오래 공부했기 때문에 단시간에 많은 양을 보도록 노력했다. 2차 때는 재무관리와 세무회계가 불안해서 마지막 한 달 동안 매일 서너 시간씩 봤다. 지금 생각해 보면 60점을 넘으면 되는 시험이니까 기본실력을 튼튼히 쌓아서 풀 수 있는 문제를 다 맞힐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며 시험 준비 방법에 대한 전략도 전했다.
◇회계사의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양민환씨와 함께 회계사 직무를 알아봤다. 회계사는 업무 특성 상 시즌과 비시즌이 나뉜다. 회계감사는 `busy season`이라는 것이 있어서 1년 중 특히 바쁜 때가 있다. 시즌이라고 하면 기말감사가 있는 1~3월 정도까지를 시즌이라고 부른다. 이는 재무제표일이 12월 31일인 회사들의 이야기며, 3월 말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금융권, 6월 말에 종료되는 외국계 등의 감사인들은 시즌이 달라지니 참고하면 된다.
양민환씨는 회계사의 주요 업무인 회계감사와 관련해 “요즘에는 용역(회계감사에서 맡는 감사 외의 일들) 일이 증가해서 일이 있는 경우도 많다”며 변화된 회계사 업무 일정에 대해서 말했다. “사무실에서 자기 계발 및 잔업을 하는 동기들도 있고 필드나 사무실에서 새벽까지 일하고 퇴근하는 동기들도 있다. 또 상장기업 등 검토업무를 수행해야 될 때는 분기마다 바빠지는 경우가 생긴다”며 “이에 반해 회계감사가 아닌 다른 부서의 경우 시즌이 정해져있지는 않은 대신, 골고루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침에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세계 동향을 살피고, 식사시간을 쪼개서 틈틈이 자기 계발을 하는 등 바쁘지만 멋있는 한 금융맨의 일과를 책에서 읽었다고 한다. 그는 그 내용을 소개하며 “현실은 바쁘기만 하지 딱히 멋있지 않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CPA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처음 느꼈던 `되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말고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 회계사 전망에 대해 `회계사가 예전 같지 않다` `세무사 및 감평사와의 업무 범위 충돌로 업계가 위태롭다` 등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는 분들도 많을 거다. 하지만 이 공부를 시작한 이상, 적어도 시험 결과를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뒤 돌아보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단순하지만 솔직한 동기 하나로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