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라는 비전을 내건 박근혜 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는다. 새 정부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국정과제로 창조경제를 제시했다. 창조경제 개념에 논란에도 새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궁극적 지향점은 새로운 산업과 시장,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지난 100일간 주요 부처는 이같은 방향성과 원칙 아래 국정 과제를 수립, 실천했다. 각 부처가 내놓은 정책에 대해 일각에선 구체성이 부족하고, 참신성도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주요 부처는 단기 실적보다 근본적 개혁과 체질 개선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 생태계·국민 행복 기반 구축 앞장
박근혜 정부 상징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부조직법 개정 지연과 장관 임명 지연 등으로 새 정부 출범 52일 만인 지난 4월에야 출범했다. 미래부 출범이 지연되자 `창조경제` 구현에 차질이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랐다. 뒤늦은 출범에도 불구하고 미래부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창조경제 기틀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미래부는 국가 연구개발(R&D)과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활용한 창업생태계 조성과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신산업과 신수요 창출, SW와 콘텐츠 핵심 산업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미래부는 우수한 기초원천 연구성과가 기술사업화·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운영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르면 이달 중에는 SW산업활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SW혁신전략도 공개할 예정이다.
미래부는 앞서 국민행복을 시대를 위한 이동통신 경쟁 활성화·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을 내놓았다. 이용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동시에 비용 부담을 줄이고, 건전한 시장 경쟁으로 새로운 이동통신 이용 환경을 만들기 위한 포석이다. 이 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과 공동으로 `벤처·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마련했다.
창업에서 성장, 투자 자금의 회수를 통한 재투자라는 벤처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벤처기업이 성장하고, 벤처기업의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벤처생태계 투자자금의 순환을 선순환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이끌어”
산업통상자원부는 공교롭게 새 정부 출범 100일에 즈음해 난관에 봉착했다. 밀양 송전탑 공사 논란에 원전 불량부품 사고까지 터졌다. 일부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서 전력 수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해외 출장을 떠났던 윤상직 장관이 조기 귀국하는 등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전반적인 상황이 어렵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산업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산업부는 에너지 사태가 터지기 이전 박근혜정부 부처 가운데 가장 발빠른 정책 행보를 보였다. 타 부처가 정부조직 개편 논란과 장관 인사 문제로 지각 출범하는 사이 산업부는 실물경제 전담 부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장차관 모두 내부 승진이어서 업무 연속성을 꾀하기에도 유리했다.
산업부는 출범 초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화두를 이끌었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전통 주력산업과 첨단 산업을 넘나든 현장 행보도 돋보였다. 새 정부 들어 새롭게 추가된 통상 업무는 협상에만 수년 넘게 걸리는 무역협정 특성상 공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평이다. 조만간 신 통상 정책로드맵이 공개되면 산업부표 통상 정책 방향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안전행정부 “문화콘텐츠와 4대악 척결에 총력”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융성을 중심으로 국정과제 실현에 돌입했다. 문화 예술인의 복지를 증진하는 문화기본법 제정이 대표적이다. 또, 콘텐츠 개발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콘텐츠코리아랩`을 운영할 예정이다. 예산도 확보했다. 올해 설립 준비자금으로 25억원을, 내년에는 120억원 안팎을 투입될 예정이다. 문화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대하는 한편 문화콘텐츠의 공정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등 세부 과제도 추진 중이다.
안전행정부도 4대악 척결 등 국민 안전에 온 힘을 쏟았다. 부처 명칭까지 변경하면서 `안전`에 방점을 찍은 안전행정부는 정부 출범 100일 내 안전종합 대책을 제시했다. 안행부와 경찰은 앞으로 성폭력 등 `4대악 척결`을 위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지난 달 논란이 됐던 대체 휴일제 도입 논의를 9월 국회로 넘기면서 한 숨 돌린 분위기다. 개념이 모호한 정책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풀어야 할 숙제다. 안행부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창조경제, 창조행정 및 정부 3.0을 강조했다. 하지만 상당수 중앙 부처는 이에 대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원석김원석김원배·이호준·이경민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