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근 중인 금호타이어 에너지 관리자에게 한국전력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 온다. 공장 전기 사용량이 계약전력에 근접하고 있다는 통보다.
전력사용량이 계약치를 넘어서면 내년 전기 기본료가 인상된다. 공장 밖이지만 관리자는 당황하지 않고 스마트패드를 집어든다.
모바일용 에너지관리프로그램(m-FEMS)에 접속한 뒤 공장 에너지 사용현황을 확인한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냉방수요가 늘었고 공장가동도 활발한 것을 확인했다. 그는 우선 m-FEMS로 불필요한 조명부터 소등했다. 이후 우선 순위가 떨어지는 공정설비 운영을 중지할 것을 회사에 알렸다.
2011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IT 기반 ESCO 시범사업`에 참여해 FEMS를 구축한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이다.
금호타이어 평택공장은 연간 에너지 비용으로 28억원을 사용한다. 전기요금이 11억원, 액화천연가스(LNG) 16억원이다. 금호타이어는 FEMS로 전기와 LNG 사용을 관리한다.
140여개의 생산 설비의 전력 사용량은 스마트 전력량계가 측정한다. 전력량계는 무선 통신 방식으로 중앙 에너지관리 서버로 정보를 보낸다. LNG 사용 설비에도 유량계를 설치해 사용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평소보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거나 가동률이 저조하면 바로 관리자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관리자를 이를 보고 조치를 취해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한다. 금호타이어는 1년간 1억5000만원 에너지절감 효과를 얻었다. FEMS 구축 비용 대비 투자비 회수기간은 4년 6개월 정도다.
지난해 옥포조선소에 FEMS를 도입한 대우조선해양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체 전력 사용량의 25%에 달하는 압축공기 생산 방식을 개선하는 데 FEMS가 큰 공을 세웠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전까지 압축공기를 생산, 공급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왔다. 압축공기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압축공기 생산, 공급 시설을 수동으로 제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압축공기 수요량·수요처를 파악해 최적의 장소에서 적정량의 압축공기를 생산 보급하고자 FEMS를 도입했다. IT를 활용해 압축공기 생산 현황, 현장 밸브압력 등을 모니터링하면 조선소 압축공기 수요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지난해 총 13억원을 들여 시스템을 도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IT 기반 에너지절약 사업에 참여해 5억원을 지원받아 부담도 덜었다.
시범운영을 마치고 에너지절감 예상치를 분석한 결과 에너지절감율은 7.7%로 나타났다. 투자비회수기간 1.5년으로 예상된다. 전기 절감량은 연간 980만㎾h로 절감 비용은 8억원에 달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