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행어는 가전에 모듈화 도입한 혁신제품" 임재영 HNC 대표

옷걸이에 외투를 걸면 탈취, 살균, 건조까지 해준다. 대기업의 수백만원대 의류관리기가 아닌 휴대용 의류관리기 `스마트행어`의 기능이다. 소비자가격이 10만원도 되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가미한 중소기업의 틈새상품 수준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임재영 HNC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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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영 HNC 대표

“기술 컨버전스(융합)제품입니다.” 임 대표는 스마트행어가 이전에 없는 시장을 창출하는 혁신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공조기술의 모듈화로 제품의 기능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본체에 향기 디퓨저를 연결하는 곳에 무엇을 연결하느냐에 따라 가습기나 다리미, 공기청정기로도 쓸 수 있습니다.”

임 대표는 마치 `레고`처럼 제품의 용도를 다양하게 확장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처음부터 여러 기능을 담은 복합제품과는 다르다. 제품 설계부터 확장성을 염두해 제작했다. 현재는 향기를 추가할 수 있는 기본형으로만 출시했지만, 소비자 반응 및 보급 상황에 따라 제품이 다양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임 대표가 스마트행어를 혁신제품이라 자신하는 것은 선례를 찾기 어려운 제품 기능 때문만은 아니었다. 연구개발에서 생산과정까지 모두 기존과 다른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HNC는 반도체 생성공정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크린룸 및 플랜트 설비 전문 시공업체다. 이 회사는 2007년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보기 드물게 디자인문화를 도입해 `붐(VUUM)`이라는 통합 브랜드를 내놨다. 기능만을 강조하는 기존 사업방식에서는 차별화된 서비스나 품질 혁신이 나올 수 없다는 철학 때문이다. 임 대표는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공기흐름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기술 전문 기업으로서 노하우 활용을 모색했다.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대상 흡진, 살균제품을 시작으로 영역을 확장해 소비자대상 제품 개발까지 성공했다.

HNC는 최근 독일의 한 유통업체와 2015년까지 18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초 목업제품만으로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와 독일 뉘른베르크 발명전시회에서 수상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품성을 검증받은 성과다. 수출 계약도 유리하게 원화로 맺었다. 해외에서는 공조 전문 엔지니어링 기업이 만든 가전제품이라는 부분을 장점으로 여겼다.

HNC는 올해 창사 이래 첫 1200억원대 매출 달성을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두 배 수준이다. 스마트행어뿐만 아니라 산업플랜트, 건축 시공까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온 덕분이다. 임 대표는 스마트행어를 비즈니스맨 대상 판촉물 시장을 시작으로 서서히 판매확대를 노렸다. “80년대만 해도 헤어드라이기가 있는 가정은 드물었습니다. 지금은 집마다 1~2개는 있잖아요. 대기업과 같은 방법으로 경쟁해서는 이길 수 없어요.” 임 대표가 힘줘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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