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하락속도가 수출기업 적응 속도보다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불투명한 엔화 환율 전망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중소기업은 무방비 상태로 나타났다.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는 517개 국내 수출기업(중소기업 489개, 대기업 28개)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실시한 환위험 관리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우리 수출기업의 원/달러 손익분기점 환율은 1달러당 1092.15원, 원/엔 손익분기점 환율은 100엔당 1155.41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손익분기점 환율은 각각 1102원, 1316원이었다. 원/달러 손익분기점 환율은 중소기업(1092원)과 대기업(1090.2원) 모두 시장환율(1122원)보다 낮았다. 반면 원/엔 손익분기점 환율은 중소기업(1151.2원)과 대기업(1253.1원) 모두 시장환율(1103원)보다 높았다.
중소기업의 원/엔 손익분기점 환율은 작년 12월말 설문 조사시 1316원에서 1151원으로 12.5% 낮아졌다. 수출중소기업들은 원가절감, 품질향상, 수출단가 조정 등 다방면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원/엔 시장 환율 하락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셈이다. 앞으로 엔화 환율전망에 대해서는 현수준 등락(38%), 점진적인 엔저 심화(31%), 급격한 엔저 심화(10%)를 예상했다.
엔저현상 지속에 따른 수출단가 조정에 대해서는 인상불가능(48%), 5%이내 인상 가능(32%) 등 80%가 환율 변동분을 수출단가에 반영한 손실 만회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응답자들은 정부에 환율 하락 방어(40.3%), 환율변동성 완화(24.3%) 등 보다 적극적인 환율 관리대책을 주문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64%는 환변동보험, 선물환 등 환위험 관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계륭 K-sure 사장은 “설문조사를 통해 수출중소기업의 환위험관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다소 높아졌으나 여전히 많은 기업이 환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설명회와 환변동보험 제도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의 환위험을 줄여가겠다”고 밝혔다.
【 수출중소기업의 원/엔 손익분기점 환율 추이 】
(단위:원/100엔)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