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러레이터 `스파크랩(SparkLabs)`이 인큐베이팅한 스타트업이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 비교적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은데다 해외 진출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지난 3월 데모데이를 개최한 지 세 달도 채 안되어 나타난 결과다. 앞으로 스파크랩은 글로벌 콘퍼런스를 개최해 자사 네트워킹 역량을 드러낼 예정이다.
스파크랩에 따르면 데모데이 이후 미미박스, 위플래닛, 노리 등 3곳이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150만달러(한화 17억원)가량을 투자받았다. 한 업체당 5억원을 웃돈다. 통상 1~2억가량 투자가 일반적인 데 비하면 큰 규모다. 위플래닛의 경우 아직 펀딩 작업이 마무리 중이지만 조만간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크랩을 통한 해외 진출 성과도 눈부시다. 디지털 교육프로그램 개발업체 노리는 최근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미국교육협회와 제품 공급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교육협회라는 보수적인 단체에서 해외 스타트업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 노리 측은 “학생 맞춤형 수학교육 소프트웨어에 게임적인 요소를 가미해 영어로 서비스했을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1위 뷰티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인 미미박스 역시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현지 파트너들과 JV(합작법인)을 세우기로 결정되어 준비 중에 있다.
개인화 스마트저널 스텝(STEP Journal)을 만든 위플래닛의 경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스파크랩 멘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조덕기 대표는 “제품 이름, 기능 등 하나 하나 현지 멘토와 확인하면서 발전시켰다”며 “데모 데이에서 이렇게 개발된 프로토 타입을 최초로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고 말했다.
스파크랩 강점은 글로벌 네트워킹 역량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내달 14일 스파크랩이 주최하는 `제1회 넥스트 컨퍼런스(NEXT Conference)` 기조 연사자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과거 빌게이츠 후임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소프트웨어 아키텍쳐(CSA)직을 맡았던 레이 오지, 중국의 애플이라 불리는 샤오미 CEO 빈 린, 미국 포브스지 선정 `세상을 바꿀 스타트업 10`에 이름을 올린 온라인교육 스타트업 2U의 창립자 제레미 존슨 등이 연사로 한국에 온다. 이들 대부분은 이한주·버나드 문 스파크랩 공동 대표가 섭외한 것이다.
버나드 문 대표는 “창조경제를 논하는 지금이야 말로 한국 스타트업이 성공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며 “정부는 연대보증 폐기, 세제 혜택 등으로 스타트업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대기업들은 펀드 조성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내 스타트업은 세계적인 수준에서 각 산업의 미래와 혁신을 공유하고 다음 단계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