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에 에너지절약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은 코엑스몰 리모델링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에너지절약·친환경 기술 도입을 강조했다. 최근 쇼핑몰이 영화관, 쇼핑, 외식공간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대형화되는 추세라 에너지관리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38층 건물을 신축하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은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설계 단계부터 강도 높은 친환경·에너지절약 기준을 적용해 신축에 나선다.
개장 후 처음으로 리모델링에 나서는 코엑스몰과 대형 공사를 앞둔 그랜드컨티넨탈 호텔 모두 친환경·에너지절감을 주요 컨셉트로 잡았다.
무역협회가 코엑스몰 리모델링을 결정한 것은 2010년 말이다. 서울 곳곳에 대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서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코엑스몰 이동로가 복잡해 길을 찾기 어렵고 자연 채광이 부족해 어둡다는 민원도 몇 해째 반복됐다. 공사를 시작하면 당장 연간 100억원의 임대수익료 손해가 발생하지만 무역협회는 변화를 택했다. 친환경·에너지절약기술 도입은 리모델링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리모델링 컨셉트는 `언폴딩 스카이`다. 휴식이 가능한 대규모 유휴공간을 확보하고 자연채광을 활용해 실내 밝기를 일정하게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명 전력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건물 공사에 사용하는 자재는 서울 기준 800㎞ 이내에서 추출 생산한 자재를 사용하고 리모델링 이전 건물 자재도 최대한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협회 측은 리모델링이 끝나면 코엑스몰 전체 에너지사용량이 이전보다 2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요금은 연간 20억원 이상 절약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무역센터, 전시장, 코엑스몰을 하나로 연결하는 에너지 관리체계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1월 38층 건물을 신축하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전체 전력 사용량의 12%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6% 수준인 신재생에너지도입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건물일체형태양광시스템과 땅속 열을 이용해 냉난방을 공급하는 지열히트펌프 등을 설치해 자체 전력 생산에 나선다. 신축건물은 설계단계부터 친환경건물인증(LEED) 골드(Gold) 등급 기준을 적용했다.
남경완 무역센터발전추진단 건설행정팀장은 “최근 복합쇼핑몰이 도심 명소로 자리 잡고 있어 관람객 수가 지속 증가하면서 에너지사용량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앞으로 무역센터 주변 쇼핑몰, 호텔 등 대형건물을 하나로 묶는 에너지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