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기적의 주역인 남덕우 전 국무총리 지난 18일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남 전 국무총리는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지난 1969년 박정희 대통령에게 발탁돼 24대 재무부장관, 14대 국무총리 등을 역임했다.
남 전 총리에게는 한강 기적의 주역, 1970년대 경제개발 1세대, 한국경제 현대화의 산 증인, 서강학파의 대두 등 표현이 따라다닌다. 그를 한국 경제의 성장기를 연 주역 중 1명으로 분류한다.
3·4·5 공화국 시절 14년간 한국 경제의 산업화가 그의 손에 달려 있었다. 8·3 긴급조치, 수출 100억달러 및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 돌파, 부가가치세 도입 등 한국 경제에 획을 그은 큰 사건들은 그의 손에서 나왔다. 증권시장 개혁, 중화학공업 육성 등 남 전 총리가 없었으면 이뤄지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남 전 총리는 영면에 든 19일까지 현역으로 활동했다. 한국무역협회장 등을 거쳐, IBC포럼 이사장,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으로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1970년에는 한국경제를 이끄는 주역으로 활동했지만 은퇴한 이후에는 현역보다 더 현역 같은 조언을 후배들에게 제공했다.
남 전 총리는 또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후원회장 역할을 담당했고, 2007년 대선 때 경제고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3월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원로단을 초청했을 때 바로 옆자리로 남 전 총리를 배정했을 만큼 의미를 둔 인사다.
남 전 총리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이며 영결식은 22일 열린다. 이후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