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세대(G) 이동통신 글로벌 시장 선점에 시동을 건다. 산업·연구계와 힘을 합쳐 5G 표준화 주도권 확보, 포스트 롱텀에벌루션(LTE) 시장의 기술과 서비스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30일 서울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민관 공동의 `5G 포럼`을 발족한다. 미래부는 아직 제정되지 않은 5G 표준을 포럼 중심으로 도출해 한국형 표준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채택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CDMA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면서 우리나라 휴대폰과 네트워크 장비가 세계 주도권을 잡았던 과거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에서 표준화를 주도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우리나라도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럼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산업계,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문가가 참여한다. 산업계에서 일반 회원을 모집하고, 학계와 연구기관 등으로 특별 회원을 구성한다.
포럼 초대 의장은 이동통신사 CEO급에서 추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삼성전자, LG전자, 에릭슨-LG 등 8개 기업이 의장사를 맡는다.
미래부는 포럼을 중심으로 5G 생태계를 꾸미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기술 연구개발(R&D)을 시작으로 표준화, 사업화까지 다각도로 모색한다. 주요 통신사와 네트워크, 단말 제조사가 참여하는 만큼 5G 통신에 대한 다양한 활용방안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된 기술을 확산하기 위한 `5G 확산 시범사업 발굴` 역시 포럼이 주도한다.
5G 상용화 시기는 2020년께로 예상된다. 정부는 `기가코리아` 등 기존 프로젝트와 연결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성과물을 내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래부 관계자는 “4G, 비욘드 4G, 5G로 이어지는 이동통신 진화 과정을 따라가는 동시에 혁신적 기술 개발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지닌 서비스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5G는 LTE보다 최저 50배 이상 빠른 수십Gbps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5G가 실현되면 초고선명 영화 한 편도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어 홀로그램 통신 등 혁신적인 서비스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도 `포스트 LTE`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 5G 모바일 기술 개발 완료를 목표로 올해 5000만유로(약 712억원)를 R&D에 투자한다. 영국은 저전력 5G 기술 개발을 목표로 2015년까지 `5G 혁신센터`를 만들고, 일본은 NTT도코모 연구소를 중심으로 5G 표준 선행기술을 개발 중이다. 중국은 지난 2월 정부 주도로 `IMT-2020(5G) 프로모션그룹`을 결성했다.
국내 기업도 5G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28㎓ 초고주파 대역에서 1Gbps 이상 전송속도와 최장 2㎞ 전송거리를 달성한 기술 시연에 성공해 주목받기도 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에서 5년 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5G 통신”이라며 “5G 집중투자와 선행연구로 창조경제, 벤처 활성화 등 미래 먹거리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김시소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