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사용량 증가로 여름철 열병합발전소 가동이 늘면서 버려지는 열에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열병합발전 업계는 여름에는 전력만 팔고 열은 버리는 만큼 발전원가 손해에 따른 별도 정산을 요청하고 나섰다.
15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안산도시개발을 비롯한 열병합발전소 업계는 이달 전력시장규칙개정 안건으로 `열병합발전기 입출력 특성계수 하절기 별도 적용`을 제출했다. 열병합발전소 전력생산 효율과 버려지는 열을 감안한 적정한 전력판매 대금을 산정해 달라는 게 안건의 골자다.
업계는 여름전력피크를 앞두고 더 이상 손해 보는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설비규모 150㎿ 이하 열병합발전소는 가스복합화력과 달리 열 공급이 주목적이다. 가스복합화력은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함께 가동해 전력생산에 효율을 기할 수 있다.
반면에 열병합발전은 가스터빈 가동과 열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열을 판매하지 못하면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들다. 온수 수요가 없는 여름에는 열병합사업자 대부분이 열을 폐기하는 고민에 빠지는 이유다. 특히 열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이를 다시 식히는 비용이 추가되는 것도 부담이다.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사업자는 주변 공장에 스팀을 공급해 일부 판매이익을 거두며 간신히 손익분기를 맞추는 실정이다.
업계는 한해 100만G㎈(기가칼로리)의 열이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한다. 100여㎡(32평) 기준 10만가구가 일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최근 흡수식냉동기를 이용해 열로 냉방을 하는 새로운 수요처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전체 열 공급을 받는 400만가구 중 630개 건물에만 설비가 설치돼 생산 열을 소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윤을 놓고 볼 때 여름에 열병합발전소를 가동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이어지는 전력난이다. 전력예비력이 모자라다 보니 전력거래소의 급전지시가 열병합발전소까지 전달된다. 급전지시 대응 의무 사업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발전소를 가동하지만 별도 인센티브는 없다.
지난해 전력거래소는 설비규모 20㎿의 소형발전기 가동 시 ㎾당 400원에 전력을 구입해주는 인센티브를 가동했지만 열병합사업자는 제외됐다. 업계는 국내 전력시장이 연료비 기준 시장인 만큼 열병합발전소가 전력을 생산하는데 드는 원가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력거래소는 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미 지난해 열병합발전사업자들이 급전지시 대응 의무가 없는 비중앙급전발전사업자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만큼 여름철 발전소 가동 여부는 사업자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업계는 비중앙급전발전사업자로 이전하면 투자설비 회수 비용인 발전소 가동 대기요금을 받을 수 없어 비현실적이라고 대응하고 있다.
열병합 업계 관계자는 “전력난으로 열병합발전소까지 가동하면서 전력을 위해 열에너지가 버려지고 있다”며 “버려지는 열을 활용하는 새로운 수요처가 나오거나 버려지는 열의 원가 산정을 해주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열에너지 폐기현황
출처: 업계 취합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