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한국의 구글·페이스북·MS를 키우려면

요즘 화두는 벤처를 통한 창조기업, 창조경제 구현이다.

몇 년 전 정부에서 한국판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키운다고 소프트웨어 장학금을 만들었지만 수혜자 중 모험정신을 가지고 벤처기업을 창업한 사람이 몇이나 되는 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벤처기업이 나오려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벤처 생태계를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를 선도할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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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벤처 생태계는 실리콘밸리와 달리 투자 위험도는 높으나 시장규모는 작아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꺼릴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때문에 100개를 실패해도 하나만 성공하면 된다는 엔젤투자가는 찾아보기 어렵고, 벤처캐피털도 은행처럼 안정적 투자(low risk low return)만 찾는 악순환 구조가 반복된다.

`높은 위험 큰 수익` 구조의 벤처 생태계는 실패가 있기 마련이다. 더욱이 태생적 한계를 지닌 대한민국 벤처는 도전이 더욱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아무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시장에서 누군가는 위험을 부담할 여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벤처가 비즈니스 설계, 개발, 조직, 마케팅 등 모든 과정에서 글로벌시장을 염두에 둘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 가령 새로운 아이디어로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으나 세계 시장에 내놓기 위해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류나 언어적 이해의 차이로 내용이 달라져 해외에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벤처가 하되 정부가 도와주고 대기업이 디딤돌이 돼 줘야한다.

벤처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풍부한 자금과 최고 기술력, 그리고 인재를 갖춰야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벤처 생태계는 창업, 개발, 마케팅 전 분야에 걸쳐 자금이 돌지 않는다.

또 최고의 기술진, 최고의 비즈니스 인재들도 몰려들지 않는다.

진정으로 한국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페이스북, 페이팔 등과 같은 세계적 글로벌 기업이 나오기를 바란다면 과거 정부가 집중 육성해 온 업종을 새 부대에 또 다른 방식으로 옮겨담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한국의 심장 역할을 했던 철강, 자동차, 반도체, CDMA산업을 봐야한다. 수출을 주도한 이들 핵심 산업에서 축적한 경험과 힘을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산업과 연계해야한다.

아직 1%도 완성되지 않은 스마트 혁명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절실하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4만달러로 끌어올리는 것은 실리콘밸리의 모델도, 이스라엘의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곧 미국이고 세계 유태인 네트워크와 연결된다. 한국의 시장 자체가 실리콘밸리와 다르다.

얼마 전 빌 게이츠는 우리나라를 방문해 “한국이 창조성과 혁신을 이루려면 연구 개발, 벤처캐피털, 대형 프로젝트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한 혁신, 스마트 기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벤처기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기업가도 세계적인 벤처기업을 일구고자 한다면 세계적인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 교수가 그의 저서 `마케팅3.0`에서 강조했듯 기술·서비스 혁신에 사용자와 인간 중심의 가치를 구현하는 기술을 확보해야한다. 이런 제품과 서비스로 사랑과 나눔, 배려의 가치를 담아 더 좋은 세상을 위한 혁신을 이루고자 노력해야한다.

대기업이나 출연연구기관의 NIH(Not Invented Here) 같은 배타성을 타파하고 벤처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인정하는 공정한 인식과 문화가 확산돼야 벤처를 통한 창조경제 구현이 가능하다.

박경양 하렉스인포텍 대표 park@moc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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