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올해 흑자전환 가능할까?

한국전력공사가 연결재무제표 전환 이후 4년 만에 1분기부터 흑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전체흑자 달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구입가격보다 싸게 전력을 판매하면서 8조원의 누적적자와 80조원의 부채를 가지고 있는 터라 한전의 첫 흑자경영은 전력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이 올해를 기점으로 적자경영의 늪을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일 1분기 흑자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한전 경영개선 노력이 지표로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한전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조7990억원과 영업익 6577억원, 순이익 1604억원을 기록했다.

일단 2분기 실적개선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계는 요금인상과 연료비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전력소비 증가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실적개선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전력업계는 2분기에 발전소 계획예방정비가 많고 전력사용량이 적다는 점을 주목한다.

한전 1년 경영의 흑자를 가름할 분기점은 3분기다. 통상 하계피크에 가장 많은 전력이 거래되기 때문이다. 또한 한전 흑자 여부의 키는 원자력이 쥐고 있다. 고장 정비로 정지 중에 있는 원전이 제때 가동하느냐에 따라 한전 전력 구입비가 크게 달라진다.

다만 원전 고장에 따른 손실이 발생해도 그 피해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올 3월부터 전력도매시장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갈 수 없도록 제한한 `계통한계가격 상한제`가 실시되면서 일종의 안전장치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경영부문에서도 지난해 경영권이 바뀐 후 과거와 같이 공격적 해외투자사업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위험변수가 적은 편이다. 계속되는 폭염에 원전고장까지 겹치는 악재가 연일 계속되지 않는 한 무난히 손익분기점을 맞추거나 흑자경영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실적개선으로 향후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저항선 형성은 변수다. 앞으로 전기요금 인상에 여론의 저항감이 생기면 한전은 흑자경영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커진다. 실제로 올해 1월 4%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는 분기별 5000억원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흑자의 최대 요인을 전기요금 인상으로 보고 있다.

발전사업자와 전력을 거래하는 도매시장의 갈등도 심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전은 실적개선 차원에서 발전사업자의 수익을 일정 수준에서 제한하는 제도들을 적용했다. 이미 민간발전 업계에서는 한전의 이번 흑자와 관련해 발전사업자를 압박해 흑자를 낸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에 허덕이던 한전이 첫 분기부터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은 의미 있다”면서도 “이 같은 흑자기조가 유지되려면 실적개선과 함께 흑자 배경에 대한 발전사업자와 국민의 시각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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