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의 직영주유소 수가 30%가량 감소했다. `구도일` 캐릭터 등으로 브랜드마케팅은 열을 올리면서 정작 고객 서비스 품질 관리는 외면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주유소협회 전국주유소현황 통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직영주유소가 지난해 12월 142개에서 올 1월 108개로 34개 줄었다. 직영주유소는 이후 2~3월에도 110개, 111개로 비슷하게 유지됐다.
이 기간 에쓰오일의 자영주유소 수는 1798개에서 1841개로 늘어났다. 줄어든 직영주유소 수만큼 자영주유소가 늘어난 것으로 직영을 자영으로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주유소협회는 직영과 자영주유소 구분을 주유소 대표자의 소속을 기준으로 나눈다. 주유소 사장이 정유사 소속이면 직영, 아니면 자영주유소다. 에쓰오일 직영주유소 사장 34명이 최근 일괄 퇴사했거나 에쓰오일 직원에서 일반인으로 교체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유업계는 통상적으로 직영주유소를 정유사의 `얼굴`로 여긴다. 단순 석유제품 판매소가 아닌 정유사의 마케팅 전략기지이고 고객서비스의 최접점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정유업계는 직영주유소 숫자를 줄이는 것은 내수 시장을 포기하거나 고객서비스 품질 관리를 외면하겠다는 뜻이 아닌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직영을 자영으로 대거 전환한다는 것은 석유제품 판매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직영주유소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직접적인 주유소 품질 관리를 소홀히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 1·2위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최대한 직영주유소 수를 줄이지 않는 방향으로 내수 정책을 펼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직영주유소 수는 수년째 각각 800개, 550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직영주유소 운영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에쓰오일 기준으로는 지난해와 올해 직영주유소 수가 130개로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