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병원, 아직도 삐삐 사용해… 비용만 수조원?

미국 병원이 무선호출기와 같은 오래된 무선통신 장비·기술을 사용하는 데 한해 수조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정보보호법(HIPPA)을 비롯한 다양한 규제로 최신 무선장비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게 병원 측 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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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기 무선호출서비스에 쓰이던 호출기.

8일 포천은 보안 리서치기관 포네몬인스티튜트가 의료기관 종사자 577명을 조사한 보고서를 인용해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하루 평균 46분간 무선호출기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스마트 문자메시지나 메신저 사용 시간보다 길다. 낡은 기술로 인한 생산성 손실 비용은 매년 80억달러(약 8조7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비능률적인 업무 방식을 최신 기술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의료 분야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제다. HIPPA가 대표적이다. 전자의무기록(EMR)을 비롯해 병원에서 사용하는 IT 시스템이 늘어나면서 정보보호를 강화하고자 제정됐다. 병원 내 디지털 의사사통에는 사용자 식별과 암호화, 자동 로그오프 기능을 적용해야 한다. 인가받지 않은 사용자의 환자 정보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통신 구간에는 이런 기능을 추가하기 어렵다. 무선호출기만이 규제를 만족하는 장비다.

보고서는 하지만 스마트폰 문자메시지 보안성이 높아지면서 점차 무선호출기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래리 포네몬 포네몬인스티튜트 의장은 “다양한 규제가 오히려 병원 혁신과 환자 의료 서비스 품질 향상을 가로막는다”며 “보안성이 강해지면서 스마트폰 등 다양한 장비가 무선호출기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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