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판권 가격이 치솟고 있다.
국내외 게임시장 판도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확 쏠리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모바일게임을 먼저 잡으려는 퍼블리셔 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캐주얼에서 코어 장르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개발비가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다.
23일 모바일게임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퍼블리싱 시장에서 이른바 `대박` 작품들의 몸값이 최고 열 배가량 뛰었다.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심도 있는 롤플레잉게임(RPG), 디펜스 등 코어 장르가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선점하려는 퍼블리셔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캐주얼 모바일 게임의 제작 기간은 2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린다. 반면에 코어 장르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린다. 개발 인력도 10명 남짓에서 20~30명 단위로 커지면서 개발비가 상승했다. 당장 커지는 코어게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퍼블리셔들이 경쟁적으로 관련 게임을 사들이면서 자연스럽게 몸값이 치솟고 있다.
국내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암드 히어로즈`는 지난해 중국에서 출시된 후 해외로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퍼블리싱 계약에 중국은 물론이고 해외 업체들까지 뛰어들면서 당초 5만달러 수준이었던 판권비가 40만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로도 번졌다. 국내 한 게임 개발사 대표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모바일 게임 판권비는 1억원 이하가 보통이었는데 요즘은 4억~5억원 수준까지 올랐고 10억원대 작품도 생겼다”며 “이는 온라인 캐주얼 게임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외 앱스토어 등에서 인기를 검증받거나 개발 단계부터 입소문이 퍼진 작품을 확보하기 위한 국경 없는 경쟁도 치열하다. 일찌감치 해외 모바일 게임을 국내 퍼블리싱해온 인크로스의 정상길 콘텐츠사업본부장은 “해외 게임 퍼블리싱 계약을 놓고 국내 게임사끼리 경쟁하는 사례가 많다”며 “지금은 그야말로 국내외 판권 확보 전쟁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마다 퍼블리싱 작품 수는 줄었지만 판권비가 치솟아 총계약금액은 되레 몇 배 올랐다”며 “적은 자본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서비스하는 시대가 저물고 대규모 자금과 개발 시간을 투자해야만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