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번호이동 건수가 올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시장 과열 기준의 2배에 육박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한동안 잠잠하던 보조금 경쟁으로 인한 번호이동 건수가 증가하자 23일 SK텔레콤·KT· LG유플러스등 이동통신 3사 임원을 소환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방통위가 이통 3사에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은 지난 2월 말 이후 처음이다.
방통위와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일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11만655건으로 집계됐다.
주말 하루를 0.75일로 계산하면 이 기간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4만6422건으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은 하루 2만4000건의 2배에 가깝다.
이는 올해 가장 많은 것으로 과열 조짐을 보이던 지난 13~15일의 2만5060건에 비해 83.5%나 급증한 것이다.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 달 13일 청와대가 엄단 방침을 밝히자 하루 1만5000~1만6000건 수준으로 급감했고 이후에도 한동안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단속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주말에 보조금이 집중 투입되는 행태가 반복되는 등 보조금 과열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통 3사는 지난 1월7일부터 3월13일까지 순차 영업정지를 당하는 동안 히든 보조금 등을 통해 보조금 경쟁을 지속하다가 지난 3월 14일 방통위로부터 과징금 등 제재를 받고 경쟁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한 달 가량 지속된 시장 안정화 상태는 `갤럭시S4` 출시가 임박하면서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방통위와 이통사에 따르면 지난 20~21일에는 보조금 규모가 70만~80만원에 이르는 `3만원 갤럭시S3` `19만원 갤럭시노트2`는 물론 번호이동시 최신 스마트폰을 공짜로 주고 현금까지 얹어 주는 `마이너스폰`이 등장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신규 단말 출시 이전 구형 단말 재고를 소진하려는 움직임과 이통사의 월말 실적 관리 등 시장 과열이 재연된 이유는 여러 가지”라며 “이른 바 보조금 빙하기에 매출을 올리지 못한 대리점과 판매점이 리베이트가 올랐을 때 제품을 많이 팔고자 한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과열양상을 방치하면 악화할 수 있어 경고 조치했다”며 “앞으로도 보조금 추이를 면밀히 지켜 봄은 물론 최악의 경우 다시 시장조사를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