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지상파 VoD 월정액 가격 30% 인상···5월부턴 1만3000원

IPTV 사업자가 제공하는 지상파 주문형비디오(VoD) 월정액 서비스 가격이 내달 1일부터 30% 오른다. 지상파 방송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유예 기간(홀드백)도 현행 1주일에서 3주일로 길어진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기존 월 1만원에 제공한 지상파 VoD 월정액 서비스 가격을 1만3000원으로 동시에 올린다. 양 사는 신규 이용자는 물론이고 기존 이용자에게도 새로운 요금을 적용한다.

오는 5월 1일 지상파 VoD 서비스를 출시하는 KT미디어허브도 이용 가격을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와 동일한 1만3000원으로 책정했다. 다음달부터 IPTV로 지상파 VoD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청자의 요금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IPTV 사업자 “지상파 요구에 불가항력”

IPTV 사업자는 VoD 이용요금 30% 인상에 따른 시청자 저항과 VoD 서비스 이용 감소를 우려한다. 그럼에도 IPTV 사업자가 이같이 결정한 것은 지상파 방송사의 강력한 요구에서 비롯됐다. IPTV 사업자는 “지상파 방송사가 요금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요금 인상이 관철되지 않으면 VoD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압박했다”고 토로했다.

IPTV 사업자가 지상파 방송사와 요금 인상을 협의했지만 무위로 그쳤다는 후문이다. IPTV 사업자는 5월 이후 신규 이용자로 요금 인상을 제한하자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지상파 방송사가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IPTV 사업자는 “VoD에 관한한 지상파가 전권을 행사해 (IPTV 사업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30% 인상의 근거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이용자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상파 “콘텐츠 제값받기 일환”

지상파 방송사는 요금 인상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VoD 시청률이 상승할수록 지상파 방송 시청률이 떨어져 광고 수익이 증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VoD 버퍼링 시간에 붙는 광고도 IPTV 사업자의 몫이라 콘텐츠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혁 콘텐츠연합플랫폼 이사는 “1만원에 제공했던 것은 초기 VoD활성화를 위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었다”며 “각 사별 4000원씩, 총 1만2000원으로 당초 합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 지속될 듯

IPTV 사업자는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이중행태에 적잖은 불만을 토로했다. 지상파 방송사가 이달 초 `푹(pooq)`이용 가격을 3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상하며 기존 가입자를 제외한 신규 가입자에게만 새로운 요금을 부과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상파 방송사의 이같은 행태가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 밀어주기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시청 수요가 높은 콘텐츠를 앞세워 케이블TV를 비롯 IPTV, 위성방송 등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압박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지상파의 VoD 킬러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는 이용 환경이라면 콘텐츠 가진 사업자가 가격을 계속 올려도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는 구조다”라며 “그게 적절한 요금인지 검토하고 요금 규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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