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LG…터치스크린 기술 '삼성 압도'

LG가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에서 삼성을 압도하고 있다.

LG는 삼성보다 뒤늦게 터치스크린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커버유리 일체형(G2) TSP를 먼저 상용화했고, 최근에는 핵심 소재 국산화에도 성공하고 있다. LG가 LCD에 이어 TSP 시장에서도 삼성을 제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최근 G2 생산 수율 80% 돌파에 성공했다. 세계 TSP 업체 중 80% 수율 벽을 넘은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압 플라즈마 기술을 세정 공정에 적용해 불량률을 대폭 줄인 게 주효했다. LG이노텍은 수율 안정을 계기로 월 50만개 수준에 불과했던 G2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렸다. LG디스플레이도 4세대 LCD 라인(P4)을 개조해 G2 생산에 뛰어들었다.

G2 TSP는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1~2년 먼저 개발에 착수한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삼성광통신에 500억원 가량을 투자해 G2 TSP 상용화를 노렸지만, 50%대 수율을 넘지 못했다. 당초 지난해 상반기 G2 상용화를 노렸지만, 기술 불완전 탓에 양산 일정이 올 하반기 이후로 밀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LG전자에 G2 TSP 상용화의 선수를 뺏긴 이유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을 사실상 포기하고 동우화인켐 등 협력사로부터 G2 TSP를 조달할 계획이다.

LG는 TSP 핵심소재인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국산화도 삼성보다 먼저 성공했다. ITO 필름은 일본 니토덴코가 독점한 탓에 공급 부족 사태가 빈번한 소재다. LG화학은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1차 벤더로 등록하고, 올 하반기부터 ITO 필름을 본격 공급한다. LG하우시스도 시제품 라인을 구축하고 삼성전자에 ITO필름과 광접착필름(OCA) 공급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가 그룹 계열사보다 LG계열사를 먼저 협력사로 채택할 정도로 기술력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1년 ITO를 대체할 수 있는 전도성 폴리머를 개발했지만, 불안정한 물성 탓에 삼성전자 승인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TSP 기술에서 삼성이 부진한 원인으로 화학 소재 기술을 꼽는다. G2 수율을 깎아먹는 가장 큰 원인은 커버유리 인쇄 불량이다. 잉크가 고열에 노출돼 가스가 생기면서 ITO 증착을 방해한다.

LG는 자체 개발한 특수 잉크를 사용해 가스 발생량이 아주 적다. 삼성보다 먼저 포토 리소그래피 공정을 TSP에 도입해 내로 베젤 기술에서도 앞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응용 기술은 뛰어나지만, 화학 소재 등 원천 기술은 LG에 조금 뒤처지는 게 사실”이라며 “LG전자가 G2를 상용화하는데 화학 소재 기술력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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