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전 게임산업협회장, 아이템거래 사업 새도전

`게임업계 지하경제도 양지로 나올까`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산업 중흥을 이끌었던 김영만 전 게임산업협회장이 돌아왔다. 창업해서 키운 한빛소프트 지분을 2008년 매각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지 약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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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게임이 아니라, 게임의 재미를 키우고 작동시키는 도구격인 `아이템` 관련 비즈니스모델을 택했다. 업계에선 현실적으로 시장 존재는 인정하지만, 부작용이 더 큰 것으로 받아들여 터부시하는 분야다.

그는 국내 아이템 거래 시장의 양대 주자인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의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설 지주회사 비엔엠홀딩스 대표를 맡았다. 지난 8일 오후 김 대표를 만나 게임업계에 컴백하는 심정과 앞으로의 사업구상에 대해 들어봤다.

김 대표는 “비엔엠홀딩스 대표로 지난 2월 합류했다”며 “국내 아이템 거래 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려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아이템 거래 양강 업체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설명했다.

비엔엠홀딩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 결합을 추진했으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받고 있다. 국내 사업 뿐 아니라 미국법인 플레이옥션에서 유럽과 미국 사업을 확대하는 등 해외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김 대표는 아이템 거래 비즈니스모델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지만 되레 해외 기업들에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템 거래 산업을 양성화하고 정부, 게임 개발사, 아이템 거래사간 개선 방향을 찾아야할 때라고 피력했다.

국내 아이템 거래 시장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세계 시장은 약 20조원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는 새로운 사업 모델로 자리잡았다. 중국의 아이템 거래 중개기업 `5173.com`은 홍콩거래소 상장을 추진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아이템 거래가 해외 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는 “중국 거래 시장이 더 양성화돼 있고 스마트폰 거래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일부 게임 안에서만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가는 추세라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국내 유통할 때 여러 부정적 인식이 커서 반대가 심했지만 지금은 e스포츠 부흥을 이끈 효자 게임으로 수조원 규모 시장을 형성한 기폭제로 인정받고 있다”며 “비엔엠홀딩스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스타크래프트처럼 업계에 성장동력이 되는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고 긍정적 인식이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게임업계 맏형으로 쌓은 정치력과 친화력으로 아이템 거래시장을 얼마나 정화시키고, 게임산업 성장의 순기능으로 끌어낼 지 주목된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1999년 대기업을 뛰쳐나와 한빛소프트를 창업,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국내 유통으로 온라인게임과 PC방 시장 확대를 이끈 인물이다. 2008년 한빛소프트를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한 뒤 중국시장에 관심을 갖고 새 사업을 구상해 왔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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