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이노베이션리더]이형우 까사미아우피아 대표

1982년 설립돼 올해로 31년째를 맞는 프리미엄 가구 전문기업 까사미아. 까사미아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주거공간 문화를 창조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창적 스타일 개발에 주력해 온 결과 직영점 20개와 대리점 50개, 백화점에 8개 점포를 보유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까사미아에게 최근 위기가 찾아왔다. 고가와 저가로 양분되는 소비 양극화로 중고가(中高價) 가구 시장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30년이 넘은 까사미아에 변화가 필요했다. 정보화를 기반으로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까사미아 그룹 전체의 혁신을 주도하는 사무가구 계열사인 까사미아우피아의 이형우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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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가구 소비 형태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처럼 기업을 운영하게 되면 결국 회사는 어려워 질 수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형우 대표가 혁신의 칼을 뽑아 든 배경이다. 언제부터인가 까사미아 주력 제품들이 포진됐던 중고가 가구 시장이 점차 사라지기 사직했다. 기존에 까사미아 가구를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상당부분 저가 가구로 이동한 것이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많은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가 사라졌다.

이 대표가 이러한 현상을 가장 먼저 느끼게 된 것은 물류분야에서다. 어느 날 갑자기 배송을 담당하는 물류기사가 다수 빠져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원인을 파악한 결과 물류기사는 대부분 건수가 아니라 금액으로 수당을 받는데, 언제부터인가 소비자 구매 금액이 낮아져 배송 건수가 많아진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 가구(家口) 당 가구(家具) 구매 금액이 높아서 20건을 배송하면 1000만원의 판매금액을 채웠다면 이제는 1000만원의 판매금액을 배송하려면 50건이 발생되는 것이다. 그만큼 배송비용이 증가한다.

이러한 이유로 물류 자동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공급망관리(SCM)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까사미아가 SCM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7년 전에 SCM 솔루션을 도입, 관리체계를 갖춘 바 있다. 그러나 제대로 활용도 하지 못한 채 SCM시스템을 폐기했다. 이 대표는 “당시는 솔루션이 문제가 아니라 SCM을 활용하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차를 모르고 있었다”며 “이러다 보니 까사미아만의 특성을 맞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까사미아는 직접 가구를 생산하지 않는다. 대부분 아웃소싱을 통해 가구를 들여와 유통을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당시 도입한 SCM은 이러한 부분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했다. 생산계획은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가구 생산과정도 반영하지 못했다. 원목가구가 제품에 상당수를 차지해 날씨와 습도 등에 따라 생산 주기가 달라지는 특성을 간과한 것이다.

이후 2012년 까사미아는 SCM 도입에 재도전을 했다. 이번에는 까사미아 특성에 적합한 SCM을 갖추는 것에 주력했다. 이 대표가 직접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이다. 이 대표는 “새로 도입하는 SCM 시스템은 제조 중심이 아닌 유통 중심 회사에 적합하도록 설계했다”며 “주어진 납기 가능시간에 맞춰 과거 판매실적과 최근 판매실적을 활용, 생성되는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매주 발주수량을 정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까사미아는 올해 SCM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1차 고도화는 SCM과 전사자원관리(EPR)·판매시점관리(POS)·창고관리시스템(WMS)·고객관계관리(CRM)와 상호 연동하는 것 핵심이다. 현재는 기존 시스템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SCM에 적용해야 한다. 고도화를 완료하면 상호 시스템 간에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다. ERP에서 진행하는 발주·매입·입고 등 업무들을 SCM에서 자동으로 생성하는 데이터 기반으로 처리할 수 있다. SCM에서 설정하는 목표나 작업지시가 실제 실행하는 외주공장, 물류, 판매, 대리점까지도 직접 데이터를 보낼 수도 있다.

까사미아는 SCM 외에도 정보화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먼저 WMS, ERP, CRM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WMS는 1997년 옛 오포 창고 자동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구축했다. 이후 2010년 양지로 창고를 이전하면서 시스템 고도화도 추진했다. ERP도 업계에서는 상당히 빠른 1999년에 도입했다. 이후 2009년 7월 고도화도 끝냈다. CRM는 2009년 5월에 도입했다. 이후 모바일 애프터서비스(AS)시스템도 구축했다.

그룹웨어도 도입했다. 당시 까사미아는 그룹웨어를 기본적인 기능만 제공하는 수준으로 갖췄다. 전자메일, 전자결재, 사내 커뮤니케이션, 근태관리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웹메일 사용에 대한 불편과 전자결재의 문화적 거리감 등으로 인해 1년 만에 폐기했다.

까사미아가 정보화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지속적으로 제품 종류가 늘어나고 브랜드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까사미아는 7개 가구와 인테리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제품 종류도 4000개에 달한다. 브랜드와 제품 종류 증가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보다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한 환경 변화다. 이는 까사미아 뿐 아니라 경쟁업체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는 현상이다.

이 대표는 “제품 수가 많아지고 다양해지다 보니 제품 자체만으로 차별화 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품의 수불관리, 공급관리, 출고관리를 어느 정도 잘 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까사미아는 내부적으로 정보관리팀을 두고 있으며 전사적인 정보화 진단도 진행할 계획이다. 인건비와 관리비를 제외한 IT투자금액도 매년 일정 규모 이상 집행한다.


이형우 까사미아우피아 대표는 미국 뉴욕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현재 까사미아의 사무형 가구 계열사인 까사미아우피아 대표이사와 까사미아 경영관리팀 전무를 함께 맡고 있다. 까사미아 전 브랜드의 공급망관리(SCM) 도입을 진두지휘 하고 있으며 전사자원관리(ERP)시스템 등 정보화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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