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가세하면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독일 노바엘이디(Novaled)를 인수하면 후발 주자의 약점을 일거에 만회해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OLED 소재 공급망 전체가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마침 TV용 OLED 패널 투자를 조만간 단행할 예정이다. TV용 대면적 OLED 양산이 시작되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비해 소재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AM OLED 소재 공급망에 양적·질적인 격변이 예상된다. 나아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특허 공방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 AM OLED 공통층 소재부터 장악
제일모직은 2일 갤럭시S4용 OLED 전자수송층(ETL) 소재 양산을 시작하면서 OLED 소재 업체로서 첫발을 뗐다. OLED는 양극(Anode)-정공주입층(HIL)-정공수송층(HTL)-발광층(EML)-전자수송층(ETL)-전자주입층(EIL)-음극(Cathode) 소재 층으로 이뤄진다. 양극과 음극에서 전자와 정공을 보내면 발광층에서 이를 받아 빛을 내는 원리다. 이들 재료층 가운데 HIL·HTL·ETL·EIL 4개가 공통층 소재다.
제일모직이 인수를 추진 중인 노바엘이디는 500여건의 OLED 관련 특허를 가진 원천 기술 보유 업체다. 특히 OLED 소재 전반은 물론이고 OLED 공통층 소재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첨가제(도판트) 기술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이다.
제일모직이 노바엘이디 인수를 통해 도판트 소재 기술을 확보하면 현재 양산 중인 ETL 외에 다른 공통층 소재 사업으로 영역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 덕산하이메탈이 공급해 온 HIL·HTL, 다우케미칼과 LG화학이 선점한 ETL과 EIL 시장에도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존 협력사 구도에 급격한 재편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대면적 AM OLED 시장을 놓고 발광층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발광층 소재는 현재 다우케미칼, 두산전자, SFC 등이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고 있다. 도레이·머크 등 다른 소재 업체들도 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인광 소재는 미국 UDC가 특허를 이용해 장악하고 있다.
◇삼성·LG 특허전에도 영향
노바엘이디가 자랑하는 기술 중 하나가 화이트 OLED 소재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양산성이 좋은 화이트 OLED에 주목, 두 회사의 특허 싸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화이트 OLED를 바탕으로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앞서 OLED TV 패널을 양산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관계사인 제일모직이 화이트 OLED 특허를 다량 보유한 노바엘이디를 인수하면 특허전에도 무기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소재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록청(RGB) 증착 기술과 양산성이 좋은 화이트 OLED 기술을 모두 확보하려고 한다”며 “노바엘이디 인수는 화이트 OLED 기술에 상당히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