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4년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를 주도하기 위한 대장정이 시작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2014년 ITU 전권회의`에 대비한 제1차 아태지역 준비회의`를 개최했다.
3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는 2014년 ITU 전권회의 준비를 위한 첫 글로벌 회의이자, 미래부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주최하는 국제 행사다. 미래부가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ICT) 대표 부처로 글로벌 무대에 데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이 지난 정권에서 약화된 글로벌 ICT 리더십을 복원할 수 있는 국제 행사여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홀린 짜오 ITU 사무차장은 “ICT 강국인 한국이 전권회의를 개최해 기대감이 크다”며 “한국의 ICT와 문화를 세계와 공유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2014 ITU 전권회의에서 아·태지역의 공동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첫 회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글로벌 ICT 주요 의제를 결정하는 최고회의인 ITU전권회의에 앞서 아·태지역은 물론 미주, 서유럽, 동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5개 권역 국가는 각각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ITU 의제를 결정하는 준비회의를 4~5차례씩 개최한다.
미래부는 이번 회의에서 아태지역의 공동기고문(APT 기고문)에 우리나라 입장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2014년 ITU 전권회의에서 다뤄질 의제를 선점·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ICT 역량과 문화를 아태지역 ITU 회원국과 공유, 글로벌 ICT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산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회의에는 윤종록 미래부 2차관을 비롯해 도시유키 야마다 아시아태평양전기통신연합(APT) 사무총장, 홀린 짜오 ITU 사무차장 등 아태지역 38개 회원국 대표단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각국 대표는 회의에서 아태 지역의 공동이익은 물론이고 국가별 입장을 대변하는 의제를 제시하고, 치열한 논의를 펼쳤다.
미래부를 비롯한 우리나라 대표단은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ICT와 타 산업간 융합촉진 방안△사물인터넷(M2M) 확산이라는 의제를 제안했다. 이와 함께 세계 인터넷 정책 공조와 ICT 발전방향에 대해 참여국가의 지지를 이끌어 낼 예정이다.
호주가 인터넷 거버넌스에 대한 의제를 제안했고, 이란은 참여국가 중 가장 많은 7개 의제를 제안, ICT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의지를 표시했다. 이날 제시된 의제의 2014 ITU 전권회의 채택 여부는 오는 9월 호주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윤종록 미래부 제2차관은 “정부의 국가발전 전략인 창조경제의 핵심에 ICT가 있다”며 “ICT를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환경 구축을 같이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미래부는 우리나라가 2014년 ITU전권회의에서 글로벌 ICT 의제와 정책을 주도하기 위해 전권회의 이전까지 3~4차례에 걸쳐 국제 고위급 준비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