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뉴엘은 지난해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컬러와 디자인을 달리한 올인원PC, 대기전력을 제로로 만든 에너지절감형 PC, 음질을 강조한 TV 등 대기업과 직접 경쟁은 피하면서, 아이디어형 기업으로 매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3000만달러, 2009년 7000만달러, 2010년 1억달러, 2011년 2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할 정도로 수출형 중견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2. 토종 이미용 전문기업 조아스전자는 독자기술로 세계 최초 드럼날 면도기를 개발, 올 초 미국 특허를 취득했다. 드럼날 면도기는 진동과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피부에 직접 닿는 날 면도기 이상의 절삭력을 갖췄다. 왕복식(1세대)과 회전식(2세대)으로 대표되는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제3세대 방식으로 꼽힌다. 회사는 하반기 제품 출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소가전의 전반적 위기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독창적 아이디어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이 있다. 가전산업의 장점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처럼 대규모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없이도 아이디어형 제품으로 제품화와 초기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TV와 세탁기, 냉장고 같은 대형 가전이 아닌 소형 제품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우리나라는 IT강국이다. 기존 가전제품에 통신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강점을 가질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원격제어를 하는 로봇청소기, CCTV 카메라를 장착해 가정을 외부에서 모니터링하는 가정지킴이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올 수 있다. 전반적 고령화 추세에다 1인 가구 증가도 소형가전의 기회로 꼽힌다. 가전은 설비와 자동화 공정 위주의 자동차나 반도체, 통신기기 등에 비해 고용과 취업에 대한 기여도도 월등하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조사에서 중소 가전기업의 현안은 △국내외 시장진입 △틈새 및 차별화 전략 부재가 꼽혔다. 마케팅과 시장 대응능력이 부족하고 기존 제품 개선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생산, 마케팅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갖추는 게 시급하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중소기업은 실제 이를 제품화, 상품화하고 판매하는 데 애로를 겪는다. 자금과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겪을 수 있는 애로와 해법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어 제공하면 중소가전기업의 창업까지 확대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획-생산(기술 소싱 포함)-마케팅홍보-해외시장 진출`에 이르는 한국형 중소가전 성장모델을 만들어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전주기적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
아이디어의 상품성과 해외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제공도 정부와 협회 차원에서 진행해 볼 만하다. 제품 제조에 필요한 여러 기술과 기능을 잘 매칭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 가전산업에는 다양한 부품과 소재,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이 필요하다. 강소가전기업이 많아질수록 부품·소재기업은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기술개발 욕구가 커지면서 강소기업 간 `동반성장`도 기대할 만하다.
【가전기업규모별 현안 및 문제점】
*자료: 업계, KEA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