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콘텐츠산업 중장기 육성계획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이 산업이 창조경제의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출발점이기도 하다.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로 이어지는 이른바 `CPND`야말로 창조경제의 알맹이다.
구체적인 계획이 5월에 나오지만 일단 방향은 바람직하다. 좁은 한국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공략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도, 부처 칸막이를 없애겠다는 것도, 기금 조성을 통한 창작자 지원도 그렇다.
관심사는 이 계획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느냐다. 과거 `학습 효과`는 이번에도 작용해 새 비전을 반신반의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핵심이 빠졌다. 이 산업의 본질인 창의성을 북돋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안이 없다. K팝 등 한류 확산도 알고 보면 정부 도움 없이 이뤄졌다. 되레 방해가 더 많았다.
걸핏하면 가요 가사까지 문제를 삼았던 정부다. 게임을 산업으로 보지 않고 죄악시하는 풍토도 정부가 앞장서 조장했다. 조금 탈이 나더라도 `표현의 자유`를 획기적으로 보장하는 인식 전환 없이 아무리 야심찬 계획도 결국 실속이 없게 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간 공조도 과제다. 정부는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하지만 과거 경험에 비추면 쉽지 않아 보인다. 해법을 민간에서 찾아야 한다. 콘텐츠산업인들의 바람을 제대로 경청하기만 해도 막대한 예산 투입 효과 이상을 낼 수 있다. 세부 계획 수립 과정에 콘텐츠산업인을 더욱 참여시켜야 한다. 아예 민간 주도로 계획을 만들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가면 어떨까. 현실성과 효율성은 배가되며 부처간 갈등 여지도 확 줄어들 것이다.
일단 새 정부는 산업 육성 의지만으로도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앞으로 중장기 계획과 실행 정책의 `콘텐츠`를 제대로 만들면 나머지 점수도 온전히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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