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대한민국에선]<4·끝>편리한 세상-로봇이 온다

로봇은 기계 본체를 기반으로 컴퓨팅과 통신, 에너지, 디바이스, 콘텐츠 등 IT와 BT, NT, ET가 다양하게 어우러져 있는 융합의 총합이다.

아직 개념이 정립돼 있진 않지만, 2040년이 되면 RT(Robot Technology)가 융합부문 R&D를 주도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휴머노이드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이나 기업에서는 물론이고 자동차에서도 `편리한 세상`을 추구하는 로봇화가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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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편역한 일본 문부과학성의 `2040년의 과학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2028년께에는 운전자 실수에 적절히 대응하는 안전한 이동시스템이 실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번 충전으로 500㎞를 달리고(2025년 실현), 태양전지 변환 효율은 60%가 넘기에(2030년 실현) 발전기가 따로 필요 없는 `편리한 세상`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고령자의 외출을 돕는 네트워크 로봇도 2028년께면 등장할 전망이다.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길안내 정보를 주위 네트워크 통신을 통해 받게 된다.

로봇 두뇌의 핵심에 해당하는 CPU는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실현 시기는 2038년께다. 이 양자 컴퓨팅 능력은 테라나 페타바이트급(2의 40~50제곱) 슈퍼컴퓨터를 로봇 또는 개인이 휴대하고 다닌다고 보면 된다.

요즘 골칫거리인 휴대폰은 `스마트폰 로봇`으로 불릴 수도 있다. 사소한 일은 모두 휴대폰 속에 프로그래밍된 콘텐츠 로봇(아바타) 등이 처리하게 된다. 이때 소비되는 에너지는 2025년께면 1주일 이상 버틸 수 있는 충전기술이 나올 전망이다. 충전을 포함한 스마트폰 로봇에는 초저전압으로 작동하는 디바이스와 자기조직화된 나노기계시스템, 극소형 액츄에이터 등의 기술이 함께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또 단분자와 일렉트로닉스를 융합한 신기술, 네트워크 온칩을 구사한 계층형 LSI 시스템, 전력공급을 최적화한 스마트 및 마이크로 그리드 기술 등도 2020년대면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간을 대신하는 일에도 로봇은 활용된다. 지뢰제거나 수중폭파, 테러진압 등 위험한 업무에 로봇이 투입된다.

병원진료시스템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산간낙도의 환자 진료를 위해 원격화상진료시스템이 가동되며, 의료로봇이 촉감과 3D입체 영상으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의료로봇은 환자의 수술도 집도한다. 메스 대신 의료용 정밀레이저와 소형로봇이 인체에 침투해 악성종양 등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도입되면 피 한 방울 나지 않고 대수술도 마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KAIST의 정재승, 조성호 교수가 뇌파로 움직이는 인간형 로봇을 연구 중이다. 박해정 연세대 교수와 김대식 KAIST 교수는 서울에 있는 사람이 생각만으로 대전에 있는 로봇을 동작시키는 `써로게이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박헌규 KAIST 교수는 DNA를 이용한 바이오컴퓨터, 고등과학원에서는 양자컴퓨터를 연구하고 있다.

경희대와 순천향대는 라이프케어 로봇, KAIST와 서경대, KIST 등은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전남대 로봇연구소 측은 10년 뒤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혈관치료용 로봇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혈관로봇이 환자들이 수술대에 누워 피부를 절개하고 회복에 수일이 걸리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인터뷰]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

“로봇산업은 2040년께 국방과 의료시장에서만 수십조원 규모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됩니다. 터미네이터 등 SF영화에서 나오는 로봇전투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혈관로봇이 환자의 수술을 대신할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기계공학부 교수)은 2040년 미래로봇시장을 의료와 국방분야로 양분화했다. 청소로봇 등 부가가치가 낮은 `컨슈머 로봇` 시대는 가고 대당 20억원을 호가하는 의료와 국방로봇 등 프리미엄 로봇시스템이 자리 잡는다는 확신 때문이다.

박 소장은 “현재 청소로봇의 대당 가격은 20만원 수준인 반면 의료용로봇은 20억원 이상”이라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처럼 운동기능은 훌륭하지만 `브레인` 기능이 없는 컨슈머 로봇은 2040년에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소장은 이어 “마이크로 로봇도 중요한 연구과제지만 수술로봇과 전투로봇과 같은 매크로 로봇도 미래로봇시장을 선정할 핵심 아이템”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로봇개발을 두고 반신반의 하지만 국내연구수준이 세계 정상급인 만큼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의료로봇 분야는 선진국에 비해 무려 10년 이상 앞선다. 의료분야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만큼 철저한 임상테스트를 통한 안전성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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