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이란 게 뭔가. 한 마디로 기업가가 갖춰야 할 자세다. 위험을 무릅쓰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기업을 키우려는 의지다.
지난해 기자가 만난 제임스 후프스 뱁슨대 교수는 기업가를 `창조자(Creator)`며 `초심자(Beginner)`로 표현했다. 기업가 정신은 새로운 무엇을 시작해 창조하려는 자세라고 말했다.
아무도 산업 발전 방향은 모른다. 그럼에도 기업가는 나름의 식견으로 목표를 세워 실천한다. 자신이 판단한다. 틀릴 수도, 맞을 수도 있다. 도박과 유사하지만 다르다. 도박에선 승패 결과가 정해져 있다. 비즈니스 세계는 다르다.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없던 시장을 만든다. 지는 패를 들고도 이길 수 있다. 시장이 열리면 성공이다.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 쪽박을 찬다. 그래서 기업가는 그들 삶을 “짙은 안개 속 외나무다리 걷기”에 비유한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2년 전 기자에게 “기업가와 경영자는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경영자는 전문 경영인이다. 회사가 잘 돌아가도록 운영한다. 보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기업이 안정적으로 클 수 있도록 한다.
기업가는 다르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벤처기업가는 더욱 그렇다. 시장을 개척하고 키워야 한다. 실패를 감수하고 과감히 투자한다. 책임은 본인 몫이다. 아무도 탓할 수 없다. 황 대표는 최근 중소기업청 자리를 포기했다. 관직 욕심도 있었을 것이다. 새 정부 첫 중기청장 기쁨도 컸을 것이다. 700억원을 한번에 회수(Exit)할 절호의 기회였다. 지긋지긋한 위험의 길을 접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했다.
기자는 그에게 `기업가정신`을 봤다. 기업만은 포기할 수 없었다. 비워둘 순 있었지만 돌아가 다시 기업가정신을 펼치려 했다. 천생 `기업가`다. 우리 주변에는 그와 같은 기업가가 많다. 창조경제 미래가 밝은 이유다. 이들이 꿈과 나래를 맘껏 펼치도록 돕는 것, 정부·사회 몫이다.
김준배 벤처과학부 차장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