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마존 사이트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드라마 DVD는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리 메이저스)이 사이보그로 나오는 `600만달러의 사나이`다.
우주 비행사인 스티브는 사고로 두 다리와 한쪽 팔. 한쪽 시력을 잃었다. 미 정보국은 비밀 프로젝트를 통해 600만달러를 들여 스티브를 사이보그로 개조했다. 그의 능력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눈은 20.2배 줌인이 가능한 망원카메라다. 야간투시 및 적외선열영상 기능도 갖췄다. 팔의 힘은 560마력이나 된다. 방사능 측정 기능도 있다.
![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1303/408098_20130326175449_076_0001.jpg)
이 사이보그는 인간이라는 생물학적 개체에 초정밀 기계와 센서, IC 칩 등이 녹아있는 융합과학의 산물이다. 당시엔 꿈의 기술이었겠지만, 지금은 컴퓨터가 손에 잡히는 시대가 됐다. 30년 뒤에는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진다.
`600만달러의 사나이`에 활용 가능한 초고속 저전력 나노전자소자 기술이 상용화되기 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포스텍 연구진이 상용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칩을 극소형화할 수 있는 분자 트랜지스터와 관련한 과제는 서울대, 광주과기원, 연세대 등이 연구하고 있다.
반도체 칩의 발열 문제 등을 활용한 초소형 그래핀 소자 기술도 다가오고 있다. 국내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KAIST, 경희대 등이 과제를 진행했다.
바이러스성 질병 치료용 나노머신도 개발 중이다. 울산대학교와 광주과학기술원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바이오센서를 활용한 질병치료기 개발에 착수했다. 해외에서는 예일대 연구팀 등이 암세포만 공략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DNA 등 생화학 분석 칩을 만드는 핵심기술인 나노임프린팅 공정을 포스텍과 아주대 등이 개발 중이다.
IT와 NT 등의 융합기술 덕에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암 정복도 머지않았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일본 문무과학성의 자료를 취합해 펴낸 `2040년의 과학기술`에 따르면 암정복 시기를 2030년대 전반으로 봤다. 이때가 되면 암전이 물질 억제와 예상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이보그는 아니어도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의료도 진일보한다. 2031년이면 줄기세포로 근육재생이나 장기재생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면역결핍바이러스인 HIV 완치 치료법도 2041년이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인체 내를 항해하며 치료하는 마이크로 머신이나 아토피성피부염 치료도 2040년 이후에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BT연구의 메카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선 미래 융합분야 기술로 바이오 연료나 바이오 필터, 바이오 플라스틱, 바이오화장품, 바이오 디스플레이·반도체, 신경컴퓨터, 바이오센서, (기타)바이오 테러방지, 바이오 나노 구조소재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 바이오 기술 수준은 지난 2010년 최고기술 대비 57.4%(2008년 대비 5% 상승), 최고 기술보유국 대비 기술격차는 5.6년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의료분야 기술수준은 최고기술 대비 57.6%(2008년 대비 4.3% 상승), 최고기술보유국 대비 기술격차는 6.2년(2008년 대비 1.9년 감소)를 보였다. 선진국이 나아가는 속도보다 우리가 따라잡는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다.
[인터뷰] 현병환 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
“오는 2040년쯤이 되면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력산업이 `바이오`가 될 것입니다. 현재 삼성이나 SK, LG 등 대기업들이 바이오 및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정부 또한 육성의지가 강력합니다.”
현병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은 “현재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 기술이 유망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에 따라 주요국은 고령사회 대응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신약개발, 유전체 연구, 뇌과학 및 줄기세포 등 바이오 핵심기술들이 IT, NT 등 다양한 기술간 융·복합을 통해 보다 진화한 형태의 기술이 쏟아질 것입니다.”
현 센터장은 국내 바이오기술의 수준도 평가했다. 아직까지는 선진국과의 격차가 존재하지만 우리나라의 성장 속도가 유난히 빨라 조만간 따라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 센터장은 “바이오분야 논문은 지난 2011년 국제과학기술논문색인 확장판(SCIE) 게재 논문 수는 총 7684건으로 세계 11위였다”며 “특허의 양적·질적 수준을 살펴볼 수 있는 기술력지수는 세계 15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메가트렌드에 대해 현 센터장은 고령화 및 인구구조의 변화, 삶에 대한 가치 변화, 에너지·식량 등 자원부족,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글로벌화 및 개방화, 과학기술 융합화 등 6개 키워드를 제시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