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는 복합 예술이다. 혼자가 아닌 다양한 사람이 모여 만든다. 한국은 위험을 감수하는 벤처와 시장을 만드는 재벌(대기업)이 공존한다. 창조경제 구현 시너지가 충분하다.”(앤 벤카트라만 석좌 교수)
“한국 경제에 대·중소기업 비중이 90 대 10이라면 이를 70 대 30으로 전환해도 창조경제 구현이 가능하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 뒤에는 우수한 히든챔피언이 있다.”(김종성 교수)
최근 방한한 두 보스턴대 경영대 교수가 박근혜 정부 국정 철학인 `창조경제`를 본 시각이다. 두 교수는 미국·일본·중국 등 대기업 경영자문과 경영자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들은 한국 경제 잠재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벤카트라만 교수는 “산업은 사람이 하던 것을 기계가 대처하며 발전했다. 한국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충분히 수행했다. 이제는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하는데 한국 기업은 방향을 잘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경쟁력 요소로 우수한 교육을 받은 인재와 첨단 IT 인프라를 꼽으며 “과거와 달리 대기업이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지만 많은 신생 리스크테이커(고위험 벤처기업)가 등장해 창조경제를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교수도 “삼성 성공 뒤에는 많은 협력사가 있다. 그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했다”며 “이들이 독립적인 영역을 마련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창조경제 구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를 주도할 정부(미래창조과학부) 역할엔 선을 그었다. 벤카트라만 교수는 “미국 구산업을 봐도 정부 주도산업의 비효율성을 볼 수 있다”며 “정부 주도보다 시장이 창조적으로 만들어질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과 기업 경영 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한다”며 “한국 정부가 고성장산업을 선택해 리소스(자원)를 분배하는 것보다 민간이 결정하면 이곳에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종성 교수도 정부 주도형 시스템이 창조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과거 산업사회에선 가능했지만 더 이상 안 된다. 정부는 토양을 만들어주고 문화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정부는 창조경제 주체자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벤카트라만 교수는 경영정보학을 전공했다. 미국 내 IT·네트워크·비즈니스파트너십 분야 경영전략 전문가다. IBM 등 다수의 IT 대기업 경영자문을 수행했다. 최근 석유기업 등 IT 접목에 나서는 굴뚝기업 자문도 펼친다. 김종성 교수는 생산관리학이 전공이다. 1997년부터 보스턴대 국제경영프로그램 주임교수로 강의한다. 일본 산요전기 경영자개발과정을 운영하며, 중국 국제MBA과정을 개설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