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에 있는 대부분 IT 담당자들에 빅데이터는 곧 하둡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비즈니스 분석(BI·BA) 시스템 구축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빅데이터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명확한 목적을 가진 사람과 그 사람들의 협업 문화여야만 한다. 대용량 분산 병렬처리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고, 숨겨진 패턴을 시각화 할 수 있는 플랫폼의 구현, 그러한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장치의 구현이 빅데이터 사업의 본질적 성공 요소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그릇이나 요리 기구에 비유한다면, 빅데이터는 좋은 요리 재료에 해당된다. 우리는 실력 없는 요리사가 어떻게 좋은 재료와 최고의 요리 기구로 형편없는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이미 잘 알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의 조직 경쟁력은 플랫폼에 투자된 예산의 규모가 아닌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생산해 내고 이를 어떻게 다룰지 아는 사람들과 그들의 협업 문화, 그리고 이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 리더십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빅데이터 시대의 협업과 소통이란 무엇일까? 경영의 그루, 피터 드러커 교수는 생전 “우리는 상호 상관없이 보이는 업무들과 데이터로부터 의미 있는 패턴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기업의 경쟁력 본질은 정보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질적 정보와 업무를 연결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힘, 바로 그 리더십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빅데이터 시대의 협업과 소통의 본질도 피터 드러커 교수의 통찰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빅데이터 가치의 발현은 상호 이질적 데이터를 연결시킬 수 있는 힘, 서로 다른 업무와 경험을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는 힘, 그리고 이러한 협력적 조직 문화를 길러내고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리더십의 힘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올드 패션으로서의 협업도구와 협업문화, 지식 관리와 지식 경영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어쩌면 최근의 빅데이터 신드롬은 `호모 심비우스(협력하는 인간)`의 새로운 진화 욕구로 이해해야 할지도 모르며 조직에서 협업과 지식 경영은 그 플레이그라운드로서의 새로운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고민에 빠져 있는 IT 담당자들에게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고민에 우선해 조직의 핵심 목적과 목표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깊이 있는 통찰, 그리고 협업과 소통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고민해 보기를 권면해 본다.
이경일 KM&ECM 협의회장 (솔트룩스 대표) tony@saltlu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