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소비자가전(CE)·IT모바일(IM)·부품(DS) 등 3대 부문에 각자 대표이사를 두는 `3톱 체제`를 가동한다. 각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가운데 보다 스피드 있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을 유임했다. 또 CE부문장인 윤부근 사장과 IM부문장인 신종균 사장을 추가로 대표이사에 임명했다. 사업부문별로 독자적 권한을 행사하는 `각자대표` 체제로 바꾸고, 법률·행정상 대표 업무는 선임인 권 부회장이 맡는 것으로 역할을 나눴다.
연초 3대 사업부문 체제를 갖춘 데 이어 각 사업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복수 대표이사 체제를 가동하겠다는 의미다.
회사 관계자는 “대표이사로서의 권한과 사업에 대한 책임을 일치시켜 사업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급격히 확대된 사업 규모에 분야도 넓어져 한 명의 대표이사 체제로는 모든 것을 관장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민해왔다. 이에 과거 완제품(DMC)-부품(DS) 2개 부문으로 구분했던 사업 체제를 CE-IM-DS 3개 부문으로 다시 정비한 셈이다.
3명의 수장 체제는 의사결정 방식을 다원화함으로써 경영 위험을 분산하고 의사결정의 속도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완제품과 부품사업 간 독립경영 원칙도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의료기기나 프린팅 등 신규 사업에서도 공격적 확대와 인수합병(M&A)시도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규모는 계속 커지는 가운데 주변 환경의 불확실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유연성과 스피드, 효율성을 강조하는 데는 각자대표 체제가 유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각 부문별 대표이사간 보이지 않는 경쟁도 격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