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식 신용카드학회장 "새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 모순 투성이"

이명식 한국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 교수)이 새 가맹점 수수료 체계에 대해 `허점 투성이`라며 돌직구를 날렸다. 이 회장은 “새 가맹점 수수료율의 근거가 된 기준이 원가산정표준안인데, 여기에는 서비스라는 무형자산도 들어가 있다”며 “서비스에 원가가 어디 있냐”며 반문했다.

Photo Image

조달원가 등을 통한 수수료율 산정은 가능하지만 서비스 등 원가 계산이 안 되는 요소까지 수수료율에 반영해 산정한 것 자체가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수수료 체계 개편은 이미 정부가 중소가맹점의 수수료 인하를 미리 정해놓고, 명분을 찾기 위해 만들어낸 포퓰리즘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는 업종 구분에 있어서도 왜곡된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적용 가맹점을 분류할 때 호화사치업종에는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했지만, 예를 들어 골프장을 호화사치업종으로 구분하는 게 맞냐는 의문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시대에 따라 업종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는데 정부 잣대로 일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대형가맹점의 행태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이 회장은 “새 수수료율 도입으로 인하 효과를 보는 중소가맹점은 약 200만개(8.3%)에 달한다”며 “이는 곧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따른 적자를 메우기 위해 다른 장치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바로 수수료 인상 대상인 대형가맹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카드 결제 시스템을 과연 상업성만 추구하는 수단으로 봐야하는가”라며 “신용카드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특정 그룹(카드사)에게만 비용을 물리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무이자 할부 서비스 등을 통해 대형가맹점은 큰 매출을 올린 만큼 매출의 상당부분을 환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수익이 급감하고 있는 신용카드사에 대해서도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이제 성숙기로 접어든 카드산업에서 많은 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신용카드를 단순 결제 도구가 아닌 `토털 라이프 케어시스템`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개인 생활에 가장 밀착한 상품을 꼽으라면 신용카드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단순 결제를 통한 수익에만 집중했던 카드사들은 이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소비자의 구매 패턴 등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한 다양한 신사업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