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최대 관객 1300만을 동원한 `도둑들`, 고릴라가 야구를 하는 3D 입체영화 `미스터 고`, 장편소설 `지옥설계도`, 증강현실이 적용된 `동궐도`, 관객과의 인터액티브 기술이 적용된 타악공연 `판타스틱`까지. 장르도 다른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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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해 민간 기업과 연구소들이 만들어낸 콘텐츠기술(CT) 연구개발 성과가 담긴 작품이다. 지난 10년간 문화부가 지원한 CT R&D가 성과가 속속 시장에서 빛을 내고 있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정부가 지원해 개발한 CT가 영화와 공연, 전시는 물론이고 실생활까지 파고들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일례로 영화 `도둑들` 촬영에는 사전제작기술이 한몫했다. 시나리오별 사전제작으로 촬영과정을 모의 실험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3D 입체영화 `미스터 고`에 출연하는 고릴라 역시 첨단 과학기술이 동원됐다. 고릴라가 야구를 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장면은 기존에 사람이 고릴라 형상의 탈을 쓰는 대신 디지털로 만들어진 가상 고릴라를 활용했다. 소설 지옥설계도에는 스토리텔링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했다.
유아 교육 등 실생활에 적용된 사례도 속속 등장했다.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한 기술이 교육용 실감 콘텐츠 개발 7건에 적용중이고 증강현실에 바탕을 둔 유아 교육용 앱도 나왔다.
특허와 논문 등 미래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실적면에서도 성공적이다. 지난 2007년 이후 추진한 277개 사업 가운데 90개(32.4%)가 사업화에 성공했다. 또한 특허출원과 등록 실적은 244건으로 지원금 10억원당 6.98건의 실적을 냈다. 이는 국가 R&D 평균 5.39건과 비교하면 평균 1건 이상 높은 수치다.
CT R&D 사업은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2548억원을 투입했다. 예산은 2003년 75억원에서 603억원으로 8배 증가했다. 올해도 626억원을 투입해 신규 및 기존 개발 기술을 지원하고 사업화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CT R&D 예산은 전체 국가 R&D 예산의 0.8%에 불과해 예산확보가 주요과제로 꼽힌다.
김진규 콘텐츠진흥원 CT개발본부장은 “기술과 인문사회학, 디자인, 예술 분야의 지식과 노하우를 포함하여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총체적인 기술이 CT”라며 “문화가치가 일반인의 생활속으로 스며들어 삶을 개선하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부도 CT R&D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최보근 문화부 디지털콘텐츠과장은 “민간기업들이 시장과 밀접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앞으로 자유공모 과제 등을 확대하고 부처간 협력을 통해 R&D 예산을 확보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