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맞이하는 봄(Spring)은 봄(seeing)이다! 사막은 언제나 다시 보는 봄(seeing)이다! 똑같은 사막도 다시 보면 다르게 보인다. 모래 언덕에서 살아가면서 넘어야 할 인생의 고비를 보며, 작렬하는 태양빛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열정을 본다. 스치는 바람에서 희망하는 바람을 보고, 동트는 새벽녘에서 언제나 시작하는 초심을 읽는다. 저물어가는 해질녘에서 인생의 황혼기를 보며,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에서 과학으로 풀 수 없는 신비의 세계를 본다.
사막에서 맞이하는 여름(summer)은 엶(opening)이다! 여름은 언제나 다르게 여는 엶이다! 열지 않고서는 그 어떤 것도 맞이할 수 없다. 새봄의 희망은 안고 태어난 모래도 내리쬐는 태양 볕에 그을려 모래의 마음도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견딜 수 없이 뜨거워진 모래도 아우성을 친다. 제발 나에게도 물 한 모금 달라고. 더 뜨거워지기 전에 물로 샤워라도 한번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갈급한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들린다. 마음을 열면 모래가 속삭이고 소리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막에서 맞이하는 가을(fall)은 노을이다! 사막의 가을은 언제나 노을이 아름다운 가을이다. 노을은 온 힘을 다해서 하루를 보낸 사람이 높은 성취감으로 맞이하는 자축이자 향연이다. 붉게 물드는 사막의 저녁노을을 바라보면서 지금 이 순간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가을의 전설을 읽는다. 사막의 모래사장(沙場)은 사장(死藏)된 모래가 아니다. 모래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면서 사계를 경영하는 사막의 사장(社長)이다.
사막에서 맞이하는 겨울(winter)은 거울(mirror)이다! 사막의 겨울은 언제나 나를 성찰하게 만드는 거울이다. 거울로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을 보지만,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울이야말로 더욱 값진 거울이다. 황량한 모래사장 위에서 스산하게 스치는 겨울바람은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을 맞이하기까지 줄기차게 달려온 지난날 쌓였던 아쉬움과 서글픔, 회한과 통한의 눈물, 그리고 분노와 적개심을 날려버리라고 속삭인다. 겨울은 지난날을 성찰하고 다가오는 봄을 전망하는 거울을 선물로 준다. 그 거울에 비춰 나를 발견하고 정진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선사해준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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