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 이들이 예전과 다른 것은 IT와 이종(異種) 업종이라는 점이다. 특히 금융과 유통업 등 대량 고객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거나 인터넷 거래에 대한 대응을 위한 분야가 활발하다. 투자를 받은 벤처는 대기업 산하로 편입되거나 합작해 신사업과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25일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최근 미국 대기업이 IT 벤처에 출자 또는 주식인수 등의 형태로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인터넷 관련 벤처의 기업공개(IPO)가 불발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많아진데다 벤처캐피탈(VC) 조달 금액도 2007년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기업의 벤처 투자가 VC를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홈디포는 최근 소프트웨어 업체 블랙마우스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블랙마우스는 인터넷을 통해 경쟁사 제품 가격비교를 빠르게 분석하는 툴을 제공한다. 홈디포 측은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최신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자는 것이 창업 이념”이라며 “판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블랙마우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마스터카드는 이달 중순 빅데이터 분석업체 뮤시그마에 투자했다.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향후 빅데이터 기술 개발과 제품 판매를 공동 진행한다고 밝혔다. 마스터카드는 2017년까지 5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빅데이터 시장에서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뮤시그마 측은 “금융 기업이 가진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도 레스토랑, 미용실 등의 온라인 할인쿠폰을 판매하는 업체인 브룸에 투자했다. 회사는 카드 신규사업을 원활하게 전개하기 위해 브룸의 지역 서비스를 활용, 소매점 영업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해 9월 결제서비스업체 스퀘어에 2500만달러를 투자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주요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용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2007년과 2011년을 비교하면 약 1.5%포인트 하락했다. BCG 측은 “기업들이 IT 벤처를 인수·투자하는 것을 연구개발(R&D)과 동일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벤처캐피탈협회는 “이종 대기업이 IT벤처에 투자하는 추세가 활발하다”며 “벤처에겐 여러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자금조달까지 가능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대기업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기술을 흡수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