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거래 혹은 경기, 놀이에서 둘이 짝이 될 때 상대편을 지칭한다. 비슷한 말로는 상대자 또는 동반자가 대표적이다. 파트너라는 말에는 존중과 배려, 협력, 동등 등 다양한 의미가 포함돼 있다. 이 말은 곧 혼자가 아니라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흔히 여당과 야당을 국정 파트너라 칭한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 조직개편을 논의 중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파트너로 보기에는 무리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방송 진흥과 기능 분리 등 방송통신위원회 존치 여부를 둘러싸고 양보 없는 대립각을 세웠다.
여당의 진정성 있는 설득 노력도, 야당의 대승적 양보 의지도 찾을 수 없다. 기존 주장을 반복하고, 상대방에게 수용하라고 강요할 뿐이다. 여야 모두 상대에게 파트너로 인정하라고 요구하지만, 정작 상대를 파트너로 인정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양당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게 현 방통위 구성원들이다. 국회가 어떻게 합의하든 지난 5년간 지속됐던 동고동락이 끝난다. 방통위 구성원은 미래부와 방통위로 이별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미래부로 가든, 방통위에 남든 이들은 이미 서로를 파트너로 간주한다. 현 방통위 구성원 대다수가 미래부와 방통위가 어떻게 하면 공생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이유다. 방통위 구성원은 미래부와 방통위로 나뉘어도 향후 5년간 파트너로서 재미있게, 신나게 그리고 제대로 일하고 싶어한다.
여당과 야당은 방통위 구성원의 이 같은 고민과 애로를 해결할 방법이 무엇인지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25일 대통령 취임식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수행할 정부조직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장본인은 파트너를 존중하지 않은, 파트너가 되기를 거부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다.
김원배 통신방송산업부 차장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