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관료와 해외파`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목표인 창조경제 구현을 앞장서 이끌 인물들은 정통관료와 해외파로 구성됐다. 우리나라 경제·산업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정통관료, 새로운 시각에서 정책 혁신을 견인할 해외파가 황금비율을 이뤘다.
◇5년 만에 복귀한 경제부총리=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경제 정책 전반을 책임진다. 현 내정자는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 출신으로 2000년 이후엔 한국무역협회,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역량을 배가했다.
현 내정자는 창조경제 핵심 동력인 정보통신기술(ICT)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난 1월 전자신문이 주최한 IT리더스포럼 행사에 참석, “제조업이 누려오던 각종 정부 혜택을 서비스산업에 기반한 ICT에 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 내정자를 뒷받침할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자에게도 눈길이 간다. 조 내정자는 재정경제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관료다. “청와대 수석이 하는 것은 내각을 돕는 일”이라는 자신의 말대로 정부 경제팀 지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미래 맡은 해외파=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 내각의 하이라이트로 불린다. 공식 취임 전부터 가장 많은 조명을 받는다. 김 내정자는 미국에서 벤처신화를 일군 후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를 이끌다 당선인 부름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17일 인선 직후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과 ICT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국가 경제가 지속 성장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 마인드를 정부 부처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는 김 장관이 풀어야 할 숙제다. 그간 국내에서 CEO 출신 역대 장관은 평가가 엇갈렸다. 강력한 리더십에만 매달리지 말고 `경청`에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장관과 보조를 맞출 최순홍 미래전략수석 내정자도 해외파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1981년 국제통화기금(IMF)에 입사해 2004년 정보통신기술실장에 올랐다. 2007년 유엔 초대 정보통신기술국장을 맡았다. 김 장관이 기업 영역에서 활약했다면 최 수석은 같은 해외파지만 주로 공공 영역에서 일했다. 두 사람이 상호 보완 속에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창조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는 15년 만에 부활한 산업통상형 부처 수장으로서 창조경제 구현을 지원한다. 윤 내정자는 상공자원부,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 등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출산업 여건이 녹록지않은 가운데 전력난, 원자력 문제를 풀어야 한다. 여기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통상까지 해결해야 한다. 윤 내정자가 지경부 차관에서 장관으로 직행한 것은 복잡한 현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문화·콘텐츠 산업을 책임질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와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내정자도 주목받는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서 차례로 문화부 차관을 역임했다. 차관으로서 쌓은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멋진 콤비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