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소기업 자생력 키울 수 있는 정책 필요하다

국내 중소기업 열 곳 중 네 곳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기침체 지속에 대응할 여력이 남았는지 묻는 질문에 열 곳 중 두 곳은 연내에 한계상황에 도달할 정도로 경영상황 좋지 않다고 한다. 이미 한계 상황에 와 있거나 상반기가 한계라고 판단한 기업도 적지 않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대외 여건 불확실성에 따른 매출 부진과 자금사정 악화, 수익성 악화가 겹쳐졌기 때문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이는 음식료·생활용품 업종이 가장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부진한 경기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 전기전자 업종도 `나쁘다`는 답이 전체의 30%를 넘었다.

때마침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중소기업 손톱 및 가시 힐링캠프`를 열고 중소기업 경영애로 299건의 개선안을 내놓았다.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개선안을 하나하나 제도화해 중소기업 애로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했다.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답게 발 빠르게 개선안을 마련했다. 중소기업이 환영할만한 소식이다. 손톱 밑 가시 같은 애로가 해소되면 중소기업은 그 전 보다 경영하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정부나 중소기업이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보편적 복지 개념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모든 중소기업에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할 자세가 돼 있는 기업을 선별해서 지원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필요한 어려울 때마다 손 내미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경기가 어려울수록 빛을 발하는 강소기업이다. 강소기업의 필요조건은 치열한 국제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연구개발(R&D) 역량과 우수한 인력이다. 무엇보다도 강소기업에서 우수한 인력이 긍지를 갖고 일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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