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서비스와 ICT를 융합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자

최근 수년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다양한 정책과 그에 따른 실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기망양(多岐亡羊)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갈림 길이 너무 많아 잃어버린 양을 찾지 못하는 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서비스 산업 육성과 300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야심찬 국정 과제를 기치로 정부는 2008년 이후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해 의료·관광·콘텐츠 등 서비스 분야를 망라해 20차례에 걸쳐 830여건의 정책과제를 포함한 서비스산업 종합대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도 양호하다고 하지만 국민이 느끼는, 특히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자못 상이하다. 따라서 지금까지 발표된 정부 대책에 기업과 취업자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주요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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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체적인 일자리 현황을 살펴보면 아직도 `생계형 창업` 위주의 `저효율-저부가가치` 서비스업에서만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경제성장축을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 옮겨서 경제발전을 실행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중이 평균 28%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50% 전후로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인 스마트폰이나 자동차가 해외에서 70~80% 생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제조업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고용창출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수출의 일자리창출 효과도 상대적으로 월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고용 확대 측면에서 분석한 취업유발계수도 제조업 보다 서비스업이 1.7배나 높게 나왔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서비스산업 비중은 2008년 60.8%에서 2011년에 58.1%로 하락했다. OECD 32개국 평균(70.6%) 보다도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신규취업 희망자 입장에서 보면 콘텐츠제작이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에 원서라도 제출하려면 코딩을 위한 프로그래밍언어 보다 영어성적을 먼저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으로 신입 사원을 채용하거나 아웃소싱으로 업무와 인원을 충원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특정 업무의 지속성이나 발전을 기대하고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에게 창의적인 개발이나 능력향상을 고대하거나 혹은 애플이나 구글 같은 성공하는 벤처기업 출현을 꿈꾸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재검토되거나 우선적으로 채택해야 할 정책들은 무엇일까.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OECD가 제시한 `정보기술(IT) 활용촉진`, `인적역량 강화`, `연구개발(R&D) 활동 촉진`, `규제 완화와 친경쟁환경 조성`은 `고효율-고부가가치`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확대를 갈망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서비스 부분에 경쟁력 있는 ICT를 효과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보다 체계적이며 심층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어떻게 서비스업에 운영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성 증가를 위한 ICT 매니지드 서비스를 도입해 사용자 만족도 증가와 더불어 급변하는 ICT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서 기업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확충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봉규 연세대학교 교수 bgle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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