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지불결제시장에 비(非)유심 진영의 대공세가 시작됐다. 유심(USIM)칩 기반 결제 플랫폼을 움켜쥔 이통 사업자와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은행, 카드, 증권, IT 기업 등 43개사가 뭉쳐 새 모바일 지불결제 플랫폼인 마이크로SD칩 상용화를 추진한다. 이르면 3월 말 금융권부터 상용화한다. 유심 칩을 거치지 않고 거래 정보를 마이크로SD칩에 집적화하는 첫 시도다. 칩 명칭은 금융마이크로SD다.
모바일 금융거래 주도권을 기존 이통사에서 금융권과 PG(결제대행) 솔루션 업체로 가져가겠다는 선전포고다. 43개 연합체(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에는 한국은행, 금융결제원 등 공기관 외에도 IT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삼성전자, SKC&C, 솔라시아, 코나아이, SME네트웍스, 라닉스 등이 합류했다. 비씨카드, NH농협카드, 우리은행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모바일거래 때 유심칩 대신 마이크로SD를 서비스 플랫폼으로 밀기 위해 자체 시제품까지 제작했다. 개발자 툴을 만들어 참여 금융사에 모두 무상 배포, 사용에 이상이 없는지 현장 테스트 중이다.
보급 사업의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 전 금융사를 대상으로 첫 시연회를 한국은행 본점에서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음 달 서비스 예정인 은행 공동 전자지갑(월렛)에도 유심칩 외에 마이크로SD를 연동해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유희준 한국은행 전자금융팀 과장은 “3월 안에 시연회를 마치고, 참여한 금융사와 마이크로칩 배포에 드는 비용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모바일 직불결제에도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심 칩을 거치지 않고 앱(애플리케이션) 하나로 카드 등록, 발급부터 결제까지 하는 앱 기반 모바일결제도 다음 달 상용화한다. KB국민, 현대, 신한, 삼성 4개 카드사는 별도의 연합TF를 구성, 수개월간 앱 기반 모바일카드를 개발했다. 최근 자체 개발을 완료했으며 금융감독원 보안성 심의를 진행 중이다. 롯데카드 등도 참여를 저울질한다. 참여 카드사 관계자는 “플랫폼 브랜드화 작업도 진행 중”이라며 “참여 카드사들이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편리한 결제 플랫폼과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심칩 vs 마이크로SD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