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시대다. 모바일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클라우드 등 네트워크 기술도 발전한다. 네트워크 기술을 특허로 보호하려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특허는 청구항에 따라 시스템 특허와 방법 특허가 있다. 시스템 특허는 요소 부품 집합으로 어떤 기능을 구현하는 시스템을 청구한다. 시스템은 하나의 제품을 넘어서 큰 지리적인 공간에 구성될 수 있다.
가령 블랙베리 단말기와 이를 지원하는 서버 집합으로 구성될 수 있다. 블랙베리 미국 특허를 보면 단말기는 미국에서 판매되는데 서버는 캐나다에 있다. 이때 미국에서 침해가 성립될까. 특허 침해가 성립되려면 특허 시스템이 등록 국가에서 제조, 판매, 사용, 수입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서버가 캐나다에 있어 미국에서 제조, 판매, 수입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에는 해당된다고 미국 법원은 판결했다. 서버가 캐나다에 있더라도 미국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
방법 특허는 변환을 수행하는 여러 요소 단계 집합으로 권리를 청구한다. 전통적으로 제조 방법이 특허로 보호되고 최근에는 웹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가 방법 특허로 보호된다. 이 경우 각 요소 단계가 단일 주체에 의해 실행이 돼야지, 만일 한 단계라도 다른 주체에 의해 수행된다면 직접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다. 클라우드 기술 방법 특허에 대해 클라우드 서버 서비스는 A회사가 하고 단말기 작업을 B회사가 실행하면 일반적으로 직접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A가 B의 대리 역할을 하거나 A가 B에게 계약 의무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A와 B를 단일 주체로 보고 직접 침해가 성립한다.
네트워크에서 직접 침해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간접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 특히 타인에게 침해를 부추기는 유도 침해(Inducement)가 성립할 수 있다. 특허권자가 의사와 환자 사이에 온라인으로 건강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방법 특허로 등록했다. 어느 회사가 비슷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헬스케어 회사에 공급했다. 특허권자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유도 침해로 소송했다.
우선 간접침해가 성립하려면 직접 침해가 전제돼야 한다. 이 사례에서 직접 침해는 환자와 헬스케어 회사가 협력해 발생한다. 피고는 단일 주체가 실행하지 않으므로 전통적 의미의 직접 침해가 발생하지 않아 유도 침해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에 두 주체가 협력하므로 엄밀한 의미의 직접 침해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유도 침해는 인정해야 한다는 원고 의견이 대립했다. 미국 특허고등법원(CAFC)은 유도 침해를 인정했다. 그러나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으므로, 방법 특허 청구항은 되도록 단일 주체가 수행하는 것으로 작성해야 침해 입증이 용이하다.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많은 주체가 사이버 공간에서 협력을 하면서 비즈니스를 해 과거 특허법이 예측하지 못했던 소위 공동 침해 문제가 생긴다. 기술과 법 관점에서 보면 기술은 법보다 항상 앞서가고 특허법은 기술의 발전을 쫓아갈 필요가 있다. 미국 법원의 태도는 기술 발전을 수용하기 위해 특허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적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고충곤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 부사장(ck.ko@i-discov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