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허술한 美 에너지부 계약으로 '곤혹'

LG화학이 미국 정부의 허술한 계약에서 빚어진 감사 결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정 전기차 배터리 생산용으로 공장을 설립했지만 정작 해당 공장에서만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계약에 포함되지 않았다. LG화학은 법적 책임은 없지만 기업 이미지 실추가 예상된다. 감사 결과에 따른 사업기간 연장 등 대응책을 에너지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에너지부는 13일(현지시각) 정부 예산 1억4200만달러(약 1550억원)를 투입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가동을 중단해 지원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미시간주 홀랜드 LG화학 배터리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일감이 없어 영화 보기나 비디오게임, 지역단체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정부로부터 임금을 받는다. 미국 국민 세금으로 해외 기업의 공장을 지원했지만 당초 계획대로 공장이 운영되지 않는다는 게 보고서 결론이다.

에너지부는 고용과 공장 가동 등의 당초 계약을 이행하라는 방침이다.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배터리 생산 목적으로 LG화학 홀랜드 공장을 설립해 2013년까지 5개의 생산라인과 450명의 고용 창출 등의 내용을 계약에 담았다. 하지만 쉐보레 볼트 배터리는 홀랜드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규정을 넣지 않았다. 이 때문에 LG화학은 충북 오창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GM에 공급해왔다. 전기차 시장이 예상만큼 성장하지 않은 데 따라 경영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당연한 전략이다. 미국 에너지부 감사결과의 법적 책임이 떨어지는 이유다.

홀랜드 공장은 3개 생산라인에 약 150명을 고용했다. LG화학은 고용책임을 지고 지난달 에너지부에 84만달러(약 10억원)의 비용을 반환했다. LG화학은 감사결과 대응방안을 에너지부에 제시했다. 공장 가동을 위해 GM 쉐보레 볼트 배터리 이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과 다른 완성차 업체 배터리 생산 활동, 450명 고용창출을 위한 5개 생산라인의 100% 가동 시점을 2016년으로 연장하겠다고 제안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예상만큼 성장하지 않아 계획한 규모의 생산라인 충당과 직원 추가 고용이 불투명하다”며 “미국 에너지부에 100% 생산가동 시점 연장과 ESS 등의 배터리 생산으로 고용을 늘리겠다는 제안을 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함께 설립한 공장인 만큼 문제도 함께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