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레밀리터리블

공군에서 제작한 패러디 영화 `레밀리터리블`이 화제다. 조회 수가 벌써 400만건을 바라본다. 군대 제설작업 상황을 영화 레미제라블에 맞춰 가사를 바꾸고 편곡했다. 성악과 출신 군인들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

13분의 동영상은 영어로 자막을 넣어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CNN 방송에서도 작품을 소개했다. 공군이 직접 제작해 제작비도 100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레밀리터리블은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군에서 만들어낸 작품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획일성이 강조된 사회에서도 인간의 창작의지를 꺾을 수 없는 점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생소한 이름의 이 영화가 화제가 된 것은 빅토르 위고의 원작소설을 각색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덕분이다. 국내 누적관객 500만명을 돌파한 작품이다. 위대한 작품을 패러디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역으로 원작 레미제라블은 패러디로 인해 회자되면서 더 유명해졌기에 상생하는 구조다.

패러디는 원작을 훼손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예전엔 음치가수 이재수가 서태지의 `컴백홈`을 패러디한 `컴배콤`을 발표해 법정까지 가기도 했다. 원작자의 작품 의도를 크게 훼손했다는 게 서태지 측의 주장이었다.

창작의 범주에 패러디를 넣을 수 없다는 주장도 여전히 팽배하다. 영화에서 대작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비슷한 장면을 삽입하는 오마주 역시 변형된 복제다. 복제보다 패러디의 변형으로 인정된다.

문화는 다양성을 포함해야 생명력을 가진다. 그리스 문화가 로마에서 르네상스로 꽃피웠다. 동양과 서양의 다른 문화가 만나 비잔틴 문화가 만들어졌다. 포용력을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다. 문화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재해석하고 반전을 이끌어내는 분위기가 돼야 창작은 새로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콘텐츠 산업도 같은 맥락에서 다양한 요소가 결합해야 발전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으로 이어진 최근 한류도 정보통신기술(ICT)과 콘텐츠란 이질적인 요소가 결합됐기에 가능했다. 콘텐츠와 ICT 역시 원작과 패러디의 상생구조처럼 서로 윈윈하는 구조를 찾아야 할 때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