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영화, 음악, 웹툰 등 문화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정부 연구개발 투자가 제자리걸음이다. 투자규모도 산업 성장 속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어서 때를 만난 한류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콘텐츠 분야 연구개발 예산은 지난해보다 2.9%(19억원) 늘어난 66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문화부 R&D 예산 증가율 5.0%에 비해 꽤 낮다. 전체 정부 R&D 예산 16조원의 0.4%에 그친다.
문화부 R&D 전체 예산은 지식경제부나 교육과학기술부의 과제 1개 수준에 불과하다. 문화부 올해 R&D 예산은 832억원이다. 지경부 소프트웨어 예산 1265억원의 3분의 2 정도다. 지경부 소프트웨어 예산이 전년 대비 크게 삭감된 사실을 감안하면 문화부의 R&D 비중이 절대적으로 적음을 알 수 있다.
사업별로는 첨단 융복합 콘텐츠 기술개발에 가장 많은 544억원을 투자한다. 융복합 콘텐츠 기술 개발은 체육과 과학, 바이오, 의료, 게임 등 다양한 장르와 기술이 복합된 분야다. 스마트 기기, 서비스, 콘텐츠 제작 등의 대중소기업이 공동 참여하는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CT기반 조성사업과 인재 양성에도 각각 82억원과 42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제외하면 수억원 안팎 기술과제 수십여 개가 난립하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 R&D 예산이 적은 것은 콘텐츠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구시대적임을 반영한다”며 “콘텐츠가 발전하려면 기반이 되는 기술도 병행해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류가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을 감안해 이를 발전시키려면 R&D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예산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것도 문화부 R&D 규모가 성장을 못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장비지원이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정부 산하기관 R&D 책임자는 “문화부 콘텐츠 기술 R&D는 대부분 소프트웨어 개발에 머물고 있어 장비 예산이 투입된 다른 예산과 구별된다”고 말했다.
문화부 콘텐츠 R&D 예산 (단위 백만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