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결국 상장폐지·사모펀드에 매각…MS도 20억달러 투자

세계 3위의 PC 제조사인 델이 사모펀드에 결국 매각됐다. MS도 20억달러를 투자한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 매니지먼트가 244억달러(한화 약 26조5000억원)에 델을 인수하기로 했다. 실버레이크 매니지먼트는 델의 대주주이자 회장 겸 CEO인 마이클 델이 이끌고 있다. 이번 매각에 따라 마이클 델은 델의 지분 16%를 확보하며 델 회장직을 유지하게 된다.

이번 매각은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차입매수거래(LBO)다. 이번 매각에 따라 델은 상장을 폐지하고 비상장사로 전환된다. 기존 주주들은 주당 13.65달러를 지급받을 예정이다. 지난 1월 11일 최종 거래된 델 주가보다 25% 높은 금액이다.

MS도 이번 거래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 MS의 투자는 최근 HP가 구글 크롬북을 발표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MS가 독식해 왔던 개인 사용자용 컴퓨팅 단말기 운용체계(OS) 시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크롬 그리고 애플 iOS가 세력을 확산해가고 있다. 오랜 우군이었던 HP도 최근 첫 구글 크롬북을 내놓았다. MS의 투자는 자사 우호적인 하드웨어 제조사를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하려는 델의 계획은 지난 1월 중순 블룸버그의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델은 PC 시장의 축소, 실적 악화에 따라 극단적인 혁신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이사회의 통제를 뛰어넘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1일 기준 델의 시가총액은 지난해보다 3분의 1이 줄어든 189억달러(한화 약 19조9000억원) 규모였다. IDC의 2012년 4분기 전 세계 PC 시장 조사에서도 델은 3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공급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3만대 가까이 줄어들었다. 연간 성장률도 톱5 PC제조사 중 가장 크게 떨어져 -20.9%를 기록했다.

델은 PC 사업에서 시작해 서버 및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기업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와이즈, 퀘스트소프트웨어 등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인수해 왔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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